"초보운전자" "보수 분열 공포"…與 전대 앞두고 '공한증' 공방

김민정 2024. 6. 3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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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후보. 연합뉴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공한증(恐韓症)'이란 말이 등장했다. 원래 축구 국가 대항전에서 중국 국가대표팀이 한국 국가대표팀만 만나면 힘을 못 쓰는 걸 일컫는 말이다.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후보 간의 불화설을 고리로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가 협공하자, 한 후보 측이 '한동훈을 두려워한다'는 취지로 맞대응하면서 이 말이 나왔다.

원희룡 후보는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총선 이후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70여일간 윤 대통령과 총선을 복기하고 앞으로 당과 윤 대통령, 한 후보 본인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지 단 한 번이라도 대화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의미 있는 소통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고, 신뢰 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당원들이 잘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의 발언 직후 한 후보 캠프의 정광재 대변인은 “당의 축제가 돼야 할 전당대회에 협박과 네거티브, 분열적 언사만 등장하고 있다”면서 “아무리 ‘공한증(恐韓症)’에 시달린다 해도 협박과 분열의 정치는 안 된다”고 논평했다. 이에 원 후보는 자신의 SNS에 “공한증이 맞다”며 “어둡고 험한 길을 가는데, 길도 제대로 모르는 초보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을까 무섭고 두렵다”고 썼다.

사진 원희룡 후보 페이스북 캡처


나경원 후보 캠프의 김민수 대변인도 이날 “공한증의 다른 이름은 보수 분열 공포”라며 “한(韓) 개인의 적개심이 우리 보수의 아픈 역사를 되돌리는 것은 아닌가”라고 논평했다.

“절윤(絶尹·윤 대통령과 절연)이 된 배신의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언급한 윤상현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에 “한동훈 대 원희룡 구도는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싸움으로 당을 분열시킨다"며 "누가 되든 후유증이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세 후보의 공세에 한 후보는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전국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윤상현 후보는 인천선대위원장으로 함께 선거 지휘를 맡았고 진심으로 세 분 당선을 위해 뛰었다”며 “이번 당 대표 선거가 인신공격과 마타도어(흑색선전)가 아니라 당과 대한민국 미래를 고민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SNS에 썼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국민의힘)·정(정부)·대(대통령실) 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대표 후보 간 설전이 오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4일 원(院) 구성 협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닷새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민주당 의회 독재 타도를 위해 절치부심”하겠다고 밝힌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고위당정협의회를 시작으로 공식 업무를 재개했다.

추 원내대표 앞에는 난제가 쌓여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과 방송3법 등 쟁점 법안 강행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여권의 대응책을 만들고 민생 입법도 챙겨야 한다. 이를 위해선 여당이 하나로 뭉쳐야 하는데, 전당대회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이해관계도 복잡해지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당정이 시급히 살펴야 할 과제는 첫째도 둘째도 경제와 민생”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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