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도 길었다"…국민청원으로 尹 탄핵 바람 잡는 野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활용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분위기를 띄우는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일 등장한 윤 대통령 탄핵 청원에는 30일 기준 70만명이 넘는 국민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탄핵 사유로 ▶해병대 박정훈 수사단장에 대한 외압 행사 ▶김건희 여사의 명품 뇌물 수수,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조작 등 부정비리 ▶전쟁 위기 조장 ▶일본 강제징용 친일 해법 강행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방조 등을 주장했다. 이에 최민희 의원은 30일 “이제는 대통령 탄핵안도 국민청원으로 발의되는 시대가 왔다”며 “향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본회의 회부 여부를 심사해야 한다”고 적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같은날 “대통령 국정운영이 극우 유튜버 사고수준”이라며 “곧 100만, 머지않아 1,000만을 돌파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앞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 29일 SNS에 “탄핵을 요구하는 성난 민심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금의 대통령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기는 것은 무면허 의사에게 수술을 받는 거나 다름없다. 지난 2년도 너무 길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30일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접속이 원할하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자 민주당에선 “탄핵 청원을 1시간을 넘게 기다려서라도 하겠다는 것은 (탄핵을) 하루라도 앞당기겠다는 의지”(강선우 의원)라는 평가가 나왔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국회 사무처를 향해 “국가 서버의 문제로 민심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중대한 문제”라며 “서버 안정화 및 증축을 통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국회가 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동의청원은 국회의원들이 제출하는 법안처럼 국민이 국회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법안 등을 청원할 수 있는 제도다. 30일 이내 5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 해당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원심사소위원장인 김용민 의원은 지난 29일 “절차대로 청원을 심사할 것이다. 뜨거운 분노를 잘 받들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공식적인 의제는 아니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30일 “굉장히 빠른 속도로 국민들이 동참해 주고 있어서 추이를 면밀히 보고 있다”면서도 “어떤 입장을 내야 할지 논의한 바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같은날 “탄핵이라는 말을 우리가 꺼내는 순간 효력이 발생할 수 있는 본격적 의제가 되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당내에선 “아직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 때만큼 여론이 불 붙지 않은 상황이다”(호남 중진의원)거나 “우리가 앞서서 추진하면 역풍이 불보듯 뻔하다”(수도권 초선의원)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다.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통화에서 “아직 청원종료 기한이 남은 상황이라 7월 20일 이후에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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