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귀중한 승리 잡아낸 수원 FC, K리그 4위로
[심재철 기자]
장맛비가 퍼플 아레나 초록 잔디 위로 쏟아졌지만 어웨이 팀 수원 FC는 미끄러지지 않고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내며 실속을 챙겼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김천 상무, 울산 HD에 이어 세 번째로 두 자릿수 승리 기록을 찍은 것이니 지난 시즌 K리그2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아찔하게 치러야 했던 불편한 기억을 지워버릴 수 있을 정도로 수원 FC는 안정된 팀으로 거듭난 것이다. 에이스 이승우가 근육 부상으로 빠졌지만 브라질에서 온 복덩이 안데르손 올리베이라가 결정적인 활약을 펼쳐준 덕분이기도 하다.
김은중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 FC가 29일(토)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4 K리그1 대전하나 시티즌과의 어웨이 게임을 2-0으로 이기고 K리그1 선두권 추격이 가능한 4위로 올라섰다.
복덩이 '안데르손'의 감각적인 K리그 데뷔골
일류첸코(FC 서울), 스테판 무고사(인천 유나이티드)와 나란히 9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에이스 이승우가 근육 부상으로 빠진 수원 FC는 헌신적인 공격수 지동원이 맨 앞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며 홈 팀 대전하나 시티즌 수비수들을 흔들어 놓았고, 안데르손이 좌우 가릴 것 없이 뛰어다니며 날카로운 역습을 주도했다.
게임 시작 후 15분 51초에 수원 FC 살림꾼 안데르손의 K리그 데뷔골이 멋지게 들어갔다. 김주엽의 오른쪽 측면 대각선 찔러주기를 받아 달려들어간 안데르손이 각도를 줄이며 앞으로 나온 홈 팀 골키퍼 이준서를 피해 오른발 원 터치 슛을 골문 왼쪽 구석으로 기막히게 돌려넣은 것이다.
2게임에 1개 가까이 도움을 기록하여 어시스트 부문 1위(8개)를 내달리던 안데르손이 드디어 골까지 직접 넣는 실력을 자랑한 셈이다. 이승우가 뛰지 못하고 있는 게임이었기에 이 첫 골은 수원 FC에게 천금의 가치로 다가왔다.
강등권 탈출 목표를 위해 달리고 있는 대전하나 시티즌은 배서준과 최근 이적생 천성훈이 골을 노렸지만 유능한 센터백 권경원이 버티고 있는 수원 FC 수비벽을 쉽게 허물지 못했다.
18살 새내기 윤도영이 62분에 놀라운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왼발 중거리슛을 낮게 날렸지만 수원 FC 안준수 골키퍼가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냈다. 2분 뒤에도 미드필더 주세종이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카롭게 날렸지만 수원 FC 골문 왼쪽 기둥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나는 바람에 폭우를 뚫고 퍼플 아레나에 찾아온 5290명 홈팬들의 탄식이 터져나왔다.
이렇게 홈 팀에게 중원 싸움이 밀리는 것을 확인한 김은중 감독은 곧바로 손준호를 들여보내 중심을 잡아냈다. 그 덕분에 81분 41초에 수원 FC의 귀중한 추가골이 들어갈 수 있었다. 이번에도 안데르손이 빠른 역습 드리블 실력을 자랑했고 후반 교체 선수 박철우의 감각적인 왼발 스루패스가 정승원의 오른발 마무리 슛을 빛낸 것이다. 이들의 뒤를 손준호가 든든히 지켜주었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다시 한국 축구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 자리로 돌아오고 있는 손준호는 88분에 기막힌 오른발 원 터치 역습 패스 실력을 뽐내며 박철우에게 쐐기골 기회를 열어주기도 했다. 박철우의 왼발 끝을 떠난 공이 대전하나 시티즌 골문 왼쪽 기둥을 강하게 때리고 나가기는 했지만 역습 전개의 교과서를 손준호가 오랜만에 보여준 셈이다.
홈팬들 앞에서 완패 위기에 놓인 대전하나 시티즌은 후반 추가 시간 3분도 다 된 시간에 음라파가 오른쪽 크로스를 받아 회심의 헤더 슛을 날렸지만 이것마저 골문 오른쪽으로 빗나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번 시즌 어웨이 게임 기록만으로 봐도 수원 FC가 어웨이 게임 4승 2무 4패(11득점 15실점)로, 대전하나 시티즌의 어웨이 게임 기록(4무 6패, 8득점 19실점)을 압도한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이렇게 선두권 추격 가능성까지 보여준 4위 수원 FC는 이제 7월 5일(금) 오후 7시 30분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강팀 울산 HD를 수원 캐슬 파크로 불러들인다. 11위 대전하나 시티즌은 7일 오후 7시 12위 전북 현대를 대전 퍼플 아레나로 불러 강등권 탈출을 위한 중요한 게임을 뛰어야 한다.
2024 K리그1 결과(6월 29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
★ 대전하나 시티즌 0-2 수원 FC [득점 : 안데르손(15분 51초,도움-김주엽), 정승원(81분 41초,도움-박철우)]
◇ 대전하나 시티즌 선수들(3-4-3 포메이션)
FW : 배서준(67분↔송창석), 천성훈, 윤도영(78분↔음라파)
MF : 박진성(23분↔박정인), 이순민(78분↔임덕근), 주세종, 강윤성
DF : 안톤, 노동건(46분↔이정택), 아론
GK : 이준서
◇ 수원 FC 선수들(4-3-3 포메이션)
FW : 안데르손, 지동원(65분↔박철우), 김주엽(35분↔정재민/80분↔잭슨)
MF : 강상윤, 윤빛가람(65분↔손준호), 정승원
DF : 장영우, 권경원, 김태한, 이용
GK : 안준수
◇ 2024 K리그1 현재 순위
1 김천 상무 39점 11승 6무 3패 29득점 19실점 +10
2 울산 HD 38점 11승 5무 3패 37득점 22실점 +15
3 포항 스틸러스 34점 9승 7무 3패 28득점 18실점 +10
4 수원 FC 33점 10승 3무 7패 24득점 26실점 -2
5 강원 FC 31점 9승 4무 6패 34득점 32실점 +2
6 FC 서울 27점 7승 6무 7패 33득점 25실점 +8
7 제주 유나이티드 23점 7승 2무 10패 18득점 24실점 -6
8 광주 FC 22점 7승 1무 11패 27득점 29실점 -2
9 인천 유나이티드 FC 20점 4승 8무 7패 23득점 27실점 -4
10 대구 FC 20점 5승 5무 10패 18득점 26실점 -8
11 대전하나 시티즌 18점 4승 6무 10패 18득점 28실점 -10
12 전북 현대 16점 3승 7무 10패 23득점 36실점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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