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빠지고 점유율 밀리고…"진짜 답 없네"
[한국경제TV 조시형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의 성장세가 한계에 봉착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양사의 총직원 수와 채용 인원 감소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일정 부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웹 검색 점유율 하락, 유튜브 등 외국 소셜미디어와의 경쟁, 주가 추락 등 위기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국내 PC 웹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확고한 입지가 흔들리는 듯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웹 검색 엔진 점유율은 지난 1월 1일 61.96%에서 지난 25일 56.46%로 약 6개월 사이 5.5% 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구글은 28.30%에서 35.25%로 6.95%포인트, MS(마이크로소프트) 빙은 1.79%에서 3.3%로 급등했다.
카카오의 포털 다음은 4.64%에서 1.03%포인트 하락한 3.61%에 그치며 MS빙에 3위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바일 앱에서는 해외 IT(정보기술) 공룡들로부터 더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카카오톡 앱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작년 12월 유튜브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올해 내내 2위에 머물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 자료를 보면 네이버 앱 실행 횟수는 작년 12월 인스타그램에 밀려 3위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앱 사용 시간에서도 인스타그램에 밀리며 4위로 하락했다.
인스타그램과 더불어 숏폼(짧은 영상) 플랫폼 틱톡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토종 플랫폼들을 긴장하게 한다.
네이버와 카카오 매출의 핵심인 쇼핑을 둘러싼 여건도 녹록지 않다.
국내에 진출한 중국의 양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가 저가 공세를 계속 펴고 있다.
여기에 유튜브가 최근 전자상거래 설루션 기업 '카페24'와 손잡고 쇼핑 전용 스토어 기능을 선이면서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이 글로벌 업체들의 격전지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는 주가 약세로 연결된다.
코스피에서 네이버 주가는 28일 종가 기준 16만6천900원으로 올해 들어 25% 떨어졌고 카카오 주가도 이날 종가가 4만650원으로 같은 기간 25% 하락했다.
올해 1분기 양사의 실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점이 심각성을 더한다.
지난 5월 네이버가 발표한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4천39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2.9% 급증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매출 역시 2조5천261억원으로 1분기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였다.
카카오 역시 1분기 매출이 1조9천88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5% 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고 영업이익은 1천203억원으로 1년 전보다 92.2% 늘었다.
실적이 이런데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는 것은 미래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가운데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사실상 일본 정부의 개입으로 10여년간 공을 들인 글로벌 메신저 라인을 소프트뱅크에 빼앗기고 다시 '내수기업'이 될 위기에 봉착해있다.
라인 운영사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네트워크 분리를 애초 계획보다 앞당겨 2026년 3월까지 완료할 방침으로 알려졌으며 소프트뱅크와 네이버는 라인야후 최대 주주인 A홀딩스 지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주가 조작 혐의 등 경영진 사법 리스크가 해외 진출 등 미래 성장의 동력 창출을 어렵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생성형 AI 등 새로운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며 정부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네이버는 작년 8월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는 등 국내 AI 분야에서 선도 기업으로 꼽히지만,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비교하면 아직 경쟁력을 확신하기 힘든 단계다.
카카오는 AI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키움증권은 이달 10일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면서 AI 경쟁력과 조직 창의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정현 중앙대 다빈치가상대학장은 "생성형 AI에서 뒤처진 카카오가 현재 사업구조에서 새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면 정체 상태가 몇 년 지속될 수 있다"며 "네이버도 라인이 잘려 나가면 돌고 돌아 국내 사업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 의존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한다"고 분석했다.
위 학장은 "AI에 기반한 새로운 성장동력과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소기업벤처부도 IT 기업들이 AI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쏟아낼 수 있도록 플랫폼과 기술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AI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면서 성장세 유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등 기술적 부분과 커머스(상거래)를 비롯한 사업에서 성장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AI 모델 자체보다 이용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회사 성장의 기반이 되는 광고, 커머스 등에서 우상향 흐름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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