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견 50마리 중 절반 사망"…모금 '타격 라이브' 늘지만 불편한 실상 [두 얼굴의 동물구조]
지난 4월 18일 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은 경기 광명시가 한 개농장에서 개 구조 작업을 할 때 원조 라이브 방송을 하며 “인스타그램 멤버십을 신청해달라”고 말하는 등 후원금을 모집했다. 이날 광명시가 구조한 개는 모두 51마리. 이중 시바견 ‘광복이’는 캣치독팀이 운영하는 사설보호소로, 남은 믹스견 50마리는 안산시 동물보호센터로 옮겨졌다.

안산시 동물보호센터로 이동한 구조견 50마리 중 26마리는 구조 1~2주 만에 안락사 됐다. 이중 홍역에 걸린 개가 있어 전염병이 돌았기 때문이다. 캣치독팀 라이브 방송에선 구토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는 믹스견이 포착되기도 했다. 하지만 캣치독팀은 이를 안산시 동물보호센터에 알리지 않았다. 구조견에 대한 전염병 검진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안산시 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홍역 증세가 있는 개가 있다는 사실을 빨리 알려줬다면 안락사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이 단체는 구조 이후 구조견 입양 홍보를 해준 적도, 치료를 위해 도와준 적도 없었다. 자신들은 후원금을 받고는 모든 책임을 보호소로 떠넘겼다”고 말했다.
다른 50마리와 달리 품종견인 광복이는 구조 직후 동물병원으로 이동해 건강검진을 받고 골절 수술도 받았다. 캐치독팀이 라이브 방송에서 “정기후원자 5명만 신청해주면 단체 운영 보호소로 옮기겠다”고 호소하며 후원자를 모집했기 때문이다. 이후 광복이는 다른 구조견과 달리 주기적으로 근황이 게시물을 통해 공개되고 정기 후원도 받고 있다.

캣치독팀은 홍역으로 집단 폐사의 책임이 시 동물보호센터에 있다고 주장했다. 정성용 캣치독팀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구조견들에 대해 홍역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건 안산시 보호센터의 책임”이라며 “구토 증상을 보긴 했지만 이는 홍역 때문이 아니라 구조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광복이는 품종견이라서가 아니라 맨 마지막에 구조됐기 때문에 동물병원에 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순히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동물 보호·구조를 위해서 활동해 왔다. 후원금도 직원 월급보단 구조견들의 치료와 보호를 위해 사용했다”는 게 캣치독팀 측 설명이다.
개농장 ‘타격’ 후원 유도…보호소 넘기면 방송은 끝난다

‘개식용 금지’가 사회 이슈가 되면서 타격 콘텐트는 크게 늘었다. 타격 콘텐트를 전문으로 하는 유튜브 채널만 10여개에 이를 정도다. 관련 업계에선 동물구조단체들이 품종견‧소형견은 직접 보호하지만, 믹스‧중대형견은 지자체 동물보호센터로 넘긴다는 말이 나온다. 구조동물 대다수는 개농장 출신인 믹스견·중대형견이다.

지자체 동물보호센터는 이미 포화상태로 구조된 동물을 감당하기 벅찬 실정이다. 믹스‧중대형견 특성상 입양도 잘 이뤄지지 않고, 동물보호센터에 주어지는 지원금도 견당 15만~30만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경기의 한 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대형견의 경우 공간 제약도 크고 사료 비용도 많이 든다”며 “사체 처리 비용이 1㎏당 7000원인데, 개가 20㎏만 돼도 14만원 가량이어서 보조금과 비슷해 재정 여건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보호센터들은 구조 동물을 받지 않을 경우 타격 콘텐트 유튜버들이 방송을 활용해 압박하기도 한다고 하소연한다. 제보를 받고 지자체 관련자나 경찰 없이 개농장에 가서 내부 모습을 방송한 뒤 “지자체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거나 “우리가 국가 대신 아이들을 책임지겠다”고 하며 후원과 반응을 유도하는 식이다.
한 시흥시 관계자는 “동물구조단체가 라이브 방송을 한 번 켜면 동물담당 부서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민원 전화가 쏟아진다”며 “보호소 내 여유 공간이 없더라도, 민원 해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뜬장을 임시 설치해 개들을 보호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전직 동물구조 단체 직원은 “자극적인 콘텐트와 더 많은 후원을 위해 지자체와 경찰 없이 불법적으로 동물구조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한 유튜버는 방송이 어려울 것 같으니 법적 처벌 등을 내세우며 개농장주를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부 동물보호단체는 지자체 동물보호센터에 보호 중인 동물에 대해 안락사를 해야한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한다. “입양 공고 기간이 지난 개들을 안락사하지 않으면 다른 개들을 구조할 수 없다”, “안락사가 도살보다는 낫고 안락사를 통해 보호센터 공간을 비워야 한다”는 취지로 동물보호센터 관계자들에게 설명한다. 동물보호센터는 현행법상 입양 공고기간 10일이 지나면 개들을 안락사 하는 게 가능하다.
개식용종식법 이후 그많던 개농장 개는 어디로?

연보라 한국유기동물협회 본부장은 “동물구조단체는 구조 목적으로 후원금까지 받지만 결국 구조된 동물의 최후는 죽음”이라며 “진정한 구조는 동물을 끝까지 보호하고 돌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홍 건국대 반려동물 상담센터장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악용한 신종 사업”이라며 “기망 행위로 보이는 후원금의 경우 사기 또는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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