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 풀고 노타이한 바이든 "예전처럼 걷지도, 토론도 못하지만 할 수 있다"
“나는 진심으로 내가 이 일(대통령직)을 할 수 있다고 믿지 않으면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 의지를 강조하며 당 안팎의 후보교체론을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대선 경합주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열린 실내 유세에서 “나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오직 하나의 이유로 왔다”면서 “나는 11월(대선)에 이 주에서 이기려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TV토론 이튿날, 이곳에서 “나는 정말 솔직히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으로 인한 건강과 인지능력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듯 노타이에 셔츠 단추를 2개 푼 채 연설에 임했다. 연설 도중에 목소리를 높이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고령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인식한 듯 "나는 과거만큼 편안하게 걷지 못하고, 토론을 잘하지 못한다"면서도 "나는 옳고 그른 일을 구별할 줄 알고, 대통령직을 어떻게 수행할지를 알며, 일을 어떻게 완수할지를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그 사람(트럼프)과 달리,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독재자들에게 맞설 것이다. 미국은 누구에게도 고개 숙이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고 청중들은 “4년 더”를 외치며 환호했다.
앞서 27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선 첫 후보 간 TV 토론에서 바이든은 81살 고령에 따른 건강과 인지력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맥락에서 벗어난 발언을 했고, 힘없고 쉰 목소리로 말을 더듬기도 했다. 결국 당 안팎에서는 후보 교체론까지 거론됐다.
이를 의식한 듯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내가 젊은 사람이 아님을 안다”며 “나는 과거만큼 편안하게 걷지 못하고, 옛날만큼 술술 말하지 못하고, 과거만큼 토론을 잘하지 못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내가 아는 바를 확실히 알고, 진실을 어떻게 말할지 안다”면서 “잘못된 일과 옳은 일을 구별할 줄 알고, 이 일(대통령직)을 어떻게 수행할지를 알며, 일을 어떻게 완수할지를 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수많은 미국인이 그렇듯, 쓰러졌을 때 다시 일어남을 안다”고 거듭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거짓말에 거짓말 거듭해"
바이든 대통령은 “길고양이 수준의 도덕성”, “유죄를 받은 중죄인” 등의 표현을 재차 사용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격에 집중했다. 이어 "미국 독립선언 250주년인 2026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자리에 있도록 만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른 어떤 것보다 우리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보존하고, 보호하고,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역시 ‘투표’(VOTE)라는 글자가 여러 개 새겨진 원피스를 입고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 연단에 올랐다. 그는 “어젯밤 토론 무대에서 진실성과 인격을 갖춘 대통령 조 바이든은 진실을 말했고, 도널드 트럼프는 거짓말에 거짓말을 거듭했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했다.
바이든 대선캠프 공보 담당인 마이클 타일러는 이날 뉴욕으로 이동하는 대통령 전용기 기내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른바 후보 교체론과 관련, “그에 대해서는 어떤 논의도 없다”면서 “민주당 유권자들은 조 바이든을 후보로 뽑았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라고 단언했다.
이어 “어젯밤 토론에서 실제로 미국 국민에게 보인 것은 트럼프가 제기하는 위협이 구체화됐다는 것”이라면서 “어제 우리는 1400만달러(약 193억원)를 모금했다”면서 “사실 (토론 후 어젯밤) 11시는 가장 성공적인 풀뿌리 선거자금 모금을 한 1시간”이라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토론은 잘 안 될 때가 있다. 그런데도 이번 선거는 여전히 보통사람들을 위해 싸워온 누군가와 자신만을 생각하는 누군가 사이의 선택"이라며 전날 TV토론에서 참패한 바이든 대통령을 지원 사격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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