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득 "군 관련 사고, '군 이해도 낮은 매체' '정치적 의도 가진 세력'이 왜곡"
[김도균 기자]
▲ 고석 변호사가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임종득 의원실 주최로 열린 '군사법체계, 강군 육성 기반을 흔들고 있다' 국회 토론회에서 '군의 사법체계 강군 육성 및 유지에 적절한가'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
ⓒ 남소연 |
"명확한 원인 규명이 되기도 전에 군에 대한 이해가 낮은 매체, 정치적 의도를 가진 세력에 의해서 사건이 왜곡되거나 불필요한 갈등이 조장되고 있다. (중략)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병사들을 지휘해야 할 지휘관들은 혹시 모를 사고로 인해 겪을 불이익을 생각하면 실질적인 교육훈련과 부대 지휘를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결국 상관의 명령에 절대복종한다는 군의 근간이 무너지게 되고 총구를 적이 아닌 아군에게 겨누게 될지도 모른다." -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2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군 사법체계, 강군 육성 기반을 흔들고 있다' 토론회에서 임종득 의원은 이렇게 주장했다. 임 의원은 지난해 7월 채 상병 순직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국가안보실 2차장이었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실과 '앞서가는 시민들 모임'(앞시모)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임종득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군사법원법이 개정된 이후 군에서 발생한 사건 중 민간법원이 관할권을 갖도록 한 '3대 범죄'에 대해 군과 민간 사이에 수사체계가 일원화되어 있지 않아, 신속한 원인 규명이 늦어지고 왜곡된 사실 유포로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가 발생하는 등 불필요한 사회 갈등도 조장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임 의원은 "군은 높은 사기와 엄격한 군기확 립이 요구되는 조직임에도 '지시받고 죽느니, 차라리 영창 가라'라는 기가 막힌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다"면서 그 책임을 언론과 '정치적 의도를 가진 세력'에게 돌렸다.
임 의원은 "시대변화에 따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법을 정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군을 무력화시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방향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사법체계가 국군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군의 자존심과 사명감을 지켜주는 존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수 앞시모 상임고문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12사단 훈련병 순직 사건 등 군의 안전사고를 군이 아니라 경찰이 처리함으로써 일어나는 문제들을 지금 직접 경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상임고문은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이비 단체들의 개입과 언론의 과장보도, 관련 지휘관들의 언론 노출, 수사 지연 이러한 것들이 국민이 군을 불신하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하고 군의 사기와 상명하복의 지휘체계를 흔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상임고문은 "개정된 군사법제도가 군을 흔들고 오히려 전투력 약화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고석 변호사(육사 39기·전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은 "어떤 경우에 '부하가 복종을 했느냐', '이 부하의 불복종이 정당하냐, 정당하지 않으냐'는 부분은 군사적 관습과 군 생활을 통해 숙달된 전문지식이나 경험을 가진 분이 판단할 수 있는 것인데, 이제는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 수사관이 사실관계를 확정한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이제 대대장과 연대장, 사단장은 군에 대해서 아무 경험도 없는 젊은 경찰 수사관 앞에 가서 '네가 잘했다' '내가 잘했다'하면서 서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 입장이 됐다"고 주장했다.
군사재판 제도의 가장 강점으로 '신속한 군기확립'을 꼽은 고 변호사는 "그런데 이제 군에서 아무리 큰 사건·사고가 나더라도 민간관할 사건인 경우에는 민간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이루어지는걸 '세월아, 네월아' 계속 지켜봐야 되는 그런 상황이 되고, 이러한 군기 확립 지체 현상이 결국은 군 전투력의 심각한 저하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고 변호사는 '군사법제도는 대통령의 군 통수권을 보좌하는 하나의 수단적 기구'라고 규정하면서 '개정군사법원법이 대통령의 군 통수권 행사를 광범위하게 초동단계부터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영득 변호사(전 국방부 초대 검찰단장)는 토론문에서 "군 통수권의 제약, 또는 박탈이라는 표현을 쓴 부분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해외 각국의 군사법원 제도를 유형별로 소개했다.
서 변호사에 따르면, 다른 나라의 경우 ▲군사법원을 운영하고 있는 국가(미국·영국·스위스·폴란드·스페인·터키 등) ▲군사재판을 일반법원에서 담당하는 국가(독일·일본·오스트리아·스웨덴 등) ▲일반법원에 특별부를 두거나 재판관의 일부를 군인으로 구성하는 혼합형 국가(프랑스·핀란드·네덜란드·노르웨이 등)으로 나뉜다.
따라서 군사법원 제도를 어떤 형태로 갖느냐에 따라 군 통수권에 직접적인 제약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서 변호사는 "프랑스의 경우 헌법 제15조에서 '대통령은 국방최고회의 및 국방최고위원회를 주재한다'고 대통령의 군 통수권을 규정하고 있지만, 프랑스는 1982년 이후 평시 군사법원을 폐지하고, 다만 해외 주둔이나 작전 수행시 그 지역에 별도의 군사법원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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