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의 실책→끝판대장의 피장타까지…삼성의 공든 탑, 그렇게 무너졌다 [수원 현장]

최원영 기자 2024. 6. 2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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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김영웅이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 출전해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수원, 고아라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씁쓸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4-5로 석패했다.

이날 김지찬(중견수)-이재현(유격수)-구자욱(좌익수)-데이비드 맥키넌(지명타자)-김영웅(3루수)-윤정빈(우익수)-박병호(1루수)-이병헌(포수)-김동진(2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데니 레예스.

경기 중후반까지 무난하게 승기를 잡는 듯했다. 0-0으로 맞선 2회초 박병호가 아치를 그렸다. 의미가 남달랐다. 본래 KT 소속이었던 박병호는 올해 부진 등으로 출전 시간이 줄어들자 구단과 논의 끝 방출을 요청했다. 지난달 28일 트레이드를 통해 KT를 떠나 삼성에 새 둥지를 틀었다. 오재일과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트레이드 후 KT와 첫 맞대결, 박병호는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첫 타석을 맞아 KT 선발투수 조이현의 2구째, 114km/h의 커브를 받아쳤다. 비거리 125m의 좌중월 솔로 홈런으로 1-0 선취점을 올렸다. 시즌 9호 아치였다.

1-0으로 앞선 4회초엔 김영웅이 나섰다. 올해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거포 본능을 발휘하고 있는 김영웅은 이번에도 담장을 넘겼다. 무사 1루서 조이현의 2구째, 139km/h 패스트볼을 강타했다. 비거리 130m의 우월 투런 홈런으로 3-0을 만들었다. 시즌 17호포였다.

여전히 3-0이던 6회초에도 김영웅이 빛났다. 선두타자로 나서 우익수 뒤 펜스를 직격하는 큼지막한 3루타를 터트렸다. 무사 3루서 윤정빈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4-0, 점수를 벌렸다. 이어 6회말까지 레예스가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승리에 성큼 다가섰다.

7회말부터 삼성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이날 필승조 임창민과 김재윤이 등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26~27일 연투해 휴식을 부여했다. 대신 이승현(우완)과 김태훈이 그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삼성 라이온즈 구원투수 이승현이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수원, 고아라 기자

7회말 이승현이 먼저 출격했다. 선두타자 오재일과 10구 승부 끝 볼넷을 허용했다. 문상철에겐 좌전 안타를 맞았다. 무사 1, 2루 위기서 이승현은 황재균에게 3루 땅볼을 유도해냈다.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 처리를 노려볼 만했다. 성공한다면 2사 3루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3루수 김영웅이 포구 실책을 저질렀다. 무사 만루로 이어졌다.

이승현은 후속 김상수에게 2타점 우중간 적시타를 내줬다. KT가 2-4로 따라붙었다. 이후 2사 1, 3루서 김태훈이 구원 등판해 불을 껐다. 실점 과정에서 김영웅의 실수가 뼈아팠다. 시즌 10번째(리그 공동 4위) 실책이었다.

김영웅은 지난 26일 LG 트윈스전서도 1-1로 팽팽하던 9회말 1사 만루서 포구 실책으로 상대에게 끝내기 득점을 헌납한 바 있다. 이번 주에만 두 차례 진한 씁쓸함을 삼켰다. 특히 이번 KT전서는 타격에서 맹활약하고도 웃지 못했다.

8회말 김태훈이 계속해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4구째로 144km/h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비거리 125m의 좌월 솔로 홈런이 됐다. KT가 3-4까지 추격했다. 김태훈은 후속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해 리드를 지켰다.

9회말은 '끝판대장'으로 통하는 마무리 오승환의 차례였다. 선두타자 황재균과의 승부가 아쉬웠다. 좌전 2루타를 맞아 무사 2루에 처했다. 2루 견제로 황재균을 잡아내려 했지만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 삼성이 요청한 비디오 판독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김상수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오윤석의 대타 강현우에겐 스트레이트 볼넷을 줬다.

1사 1, 3루서 오승환은 홍현빈에게 초구로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2타점 우전 적시 3루타가 됐다. KT가 끝내기 승리를 완성하는 순간이었다. 

오승환은 올 시즌 세이브 24개를 수확하며 해당 부문 리그 1위에 올라있다. 평균자책점도 이날 전까지 2.00으로 훌륭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선 아웃카운트 3개를 온전히 책임지지 못했다.

실책과 피홈런, 피장타 등으로 삼성이 경기 내내 쌓아 올린 탑에 조금씩 균열이 생겼다. 결국 끝내기 패배라는 결과로 돌아오고 말았다.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수원, 고아라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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