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희룡 "한동훈 지지율 요동 이미 시작…당원들은 분열을 가장 걱정"
"당 단합하고 野에 맞설 '구심점' 필요"
"당내 분열·당정 엇박자 되풀이 안 돼"
"'원팀' 정신으로 민심 받드는 與 만들 것"
'정치인 원희룡'을 수식하는 말은 다양하다. '원조 소장파' '개혁보수의 아이콘' '자수성가 정치인' '잠룡' '대장동 일타강사' 등.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슈의 중심에서 활약해 온 결과다. 타고난 배경 없이도 오로지 자신의 노력만으로 입법(국회의원), 사법(검사), 행정(제주도지사·국토교통부 장관)을 두루 경험하고 현재의 입지를 구축한 그는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원 전 장관의 전당대회 출마를 두고 '깜짝 등판'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원 전 장관이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석패한 뒤 이렇다 할 정치적 움직임 없이 잠행했고, 스스로도 밝혔듯 출마 의사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선 참패 이후 당내에서 내부 분열로 당이 괴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자, 당을 단합시키고 거대 야당에 강하게 맞서 싸울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원 전 장관의 생각을 바꿨다.
원 전 장관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야당이 특검 공세를 퍼붓고 탄핵을 언급하기 시작한 상황에 우리 당은 구심점을 잃고 흔들리고 있더라"라며 "정치를 시작한 이래 당이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는데, 뜻을 함께했던 동료들이 '나라와 당이 무너지게 생겼는데 가만있을 거냐'라고 해서 동지들에 떠밀려 나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어렵게 결심한 이상 당과 정부가 하나가 돼 변화와 개혁을 이루고 민심을 제대로 받들어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다.
그는 경쟁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인기는 '거품'에 불과하다고 봤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의) 총선 때의 인기는 짧고, 어떻게 보면 얕은 것"이라며 "당내 분열과 당정 간의 엇박자는 다시는 되풀이해서는 안 될 모두가 괴멸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당원 사이에 이미 이러한 우려가 전파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초기 인기로 구성된 지지율은 요동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 요동은 아주 빠르고 아주 강렬한 강도로 이미 시작됐다"고도했다.
원 전 장관과의 인터뷰는 28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 앞에서 이뤄졌다. 그는 경북(25일), 대구(26일), 부산(27일)에 이어 이날 경남에서의 빼곡한 스케줄을 수행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면서도 자신을 알아본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 전 장관은 "당정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변화를 견인하고 당정관계를 건전하게, 수평적으로 변화시킬 후보라는 점을 당원들과 국민들께 강하게 어필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일문일답.
Q. 전당대회 출마 결심이 다른 후보에 비해 늦었다. 출마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많은 분의 응원을 받고도 계양에서 패배했고, 많이 지쳐있어 (전당대회에) 불출마 하려고 했다. 그런데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야당이 특검공세를 퍼붓고 탄핵을 언급하기 시작한 상황에 우리 당은 구심점을 잃고 흔들리고 있더라. 특히 당정갈등이 당 분열로 이어질 우려가 깊다. 윤석열 정부가 실패하면 정권재창출은 물 건너 갈 뿐만 아니라 완벽한 민주당 독재 체제가 탄생하게 되고 결국 대한민국의 실패가 자명해진다. 내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당이)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는데, 나와 뜻을 함께했던 동료들이 '나라와 당이 무너지게 생겼는데 가만있을 거냐'라고 해서 동지들에 떠밀려 나오게 됐다."
Q. 인천 계양을 선거에서 보여준 '희생'과 '헌신'의 모습이 당심 확보에 도움이 된 것 같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세론'을 형성하지는 못했다. 당심은 어디로 향하고 있다고 보는가.
"우선 우리 당원들이 지금 가장 걱정하는 건 거대 야당의 정치 공세에 휘말려서 당내 분열이 되고 또 당정 관계가 결국 갈등을 빚다가 결국 과거에 탄핵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정권 창출에 실패했던 위험한 길로 가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거대 야당의 공세에 강력하면서도 지혜롭게 맞설 수 있는 정치력과 우리 당을 단합시킬 수 있는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고 본다.
또 당원들의 신뢰와 화합 그리고 당정 관계 변화를 통해 결국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정권 재창출로 탄탄한 기반을 닦아줄 그런 당대표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3선 국회의원, 사무총장, 도지사, 장관을 했으며 대통령과 신뢰와 소통의 관계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이끌고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Q. 원 장관에게 따라 붙는 '친윤(친윤석열) 후보' 수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친윤'이니 '반윤'이니 하는 것은 다 개인정치 위주의 편가르기이다. 난 굳이 따지자면 정권을 함께 창업한 '창윤(創尹)'이다. 우리가 함께 만든 대통령인 만큼 부족하면 함께 머리 맞대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여당이라면 모두가 정부의 성공에 무한한 책임을 져야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과 신뢰에 기반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나는 대통령과 대권을 두고 경쟁하던 사이로 시작했기 때문에 수평적 소통으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 이 정부를 함께 만든 사람으로서, 나는 누구보다 강력한 대통령의 협력자이자, 누구보다 쓴소리를 하는 레드팀이 될 것이고,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고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전당대회 이후 계파 정치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어떻게 해소할 수 있나.
"정치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생각과 신념이 통하는 사람들과 협력과 소통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 총선 참패로 소수 여당으로 몰린 상황에서, 계파 정치의 강화보다는 어느 때보다 당 전체의 단합이 필요하다. '원팀' 정신으로 당이 하나가 되고 정부와 용산과 건강하게 협력해서, 민심을 받드는 여당이 되도록 하겠다."
Q. 당권 경쟁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는 정치적 동지에서 정치적 정적(政敵)으로 변한 것 같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때 고생도 했고 또 미래가 있는 인재일 뿐만 아니라 국민적인 인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전 위원장을 소중하게 보호하고 키워나가야 될 자산이다. 그런데 굳이 총선 참패한 지 지금 100일도 안 됐는데 차기 대선은 자기밖에 없다고 하면서 전당대회 출마를 서두르는 게 왜 이렇게 급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미 악화돼 있는 당정 갈등에 대해 해소 노력도, 말 한마디도 안 한 상태 아닌가. 대통령과 싸우자는 것인가. 아니면 당대표니까 그냥 어쩔 수 없이 싫으면 관두고 척지려면 척지고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와라 이렇게 하자는 것인가. 그 점에 대해서 당원들의 걱정이 매우 심각한 단계로 들어섰다."
Q. 원 전 장관의 언급처럼 '건강한 당정 관계'를 구축하려면 '한동훈 대세론'을 깨는 게 급선무 같다.
"거대 야당에 맞서서 소수 여당이 분열하고 또 당정 간에 갈등을 빚으면 모두가 불행해지는 결과가 올 수 있다. 신뢰와 소통 노력을 통해 우리 당이 안정과 통합을 이룬 후에 우리가 한 전 위원장을 미래의 주자로서 키워나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당내 분열과 당정 간의 엇박자는 다시는 되풀이해서는 안 될 모두가 괴멸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당원 사이에 이미 이러한 우려가 전파되기 시작했다. (한 전 위원장은) 정치 경험이 없고 당정 갈등도 해소도 안 되고, 대통령과의 신뢰 회복도 안 됐다. 그렇기에 초기 인기로 구성된 지지율은 요동칠 수밖에 없다. 그 요동은 아주 빠르고 아주 강렬한 강도로 이미 시작됐다."
Q. 그렇다면 왜 원희룡이 당대표 적임자라고 보는가.
"원조소장파 일원으로서 당의 개혁에 대한 진정성, 오랜 정치경험에서 쌓은 실행력과 유연성, 화물연대 건설노조와 싸워 이긴 강단과 투쟁력, 당정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변화를 견인하고 당정관계를 건전하게, 수평적으로 변화시킬 후보라는 점을 당원들과 국민들께 강하게 어필하도록 하겠다.
현재 우리 당 앞에는 민주당의 폭주를 막고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하는 경륜있는 '하이브리드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나는 25년 정치를 한 사람으로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할 줄 아는 사람이다. 신뢰에 기반한 당정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민심을 받드는 정당으로 바꿔 당심과 민심을 사로잡겠다."
Q. 당대표가 되면 극심한 여소야대 국면을 이끌어가는 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 당장 대여 공세 일환으로 특검 요구가 나오는데.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 특검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공수처가 수사하고 있는 것은 공수처 수사가 어떻든지 간에 빨리 종료를 시키고서 그 결과가 부족하면 대통령이 특검을 자청하겠다는 거 아니냐. 영부인의 가방 의혹 같은 것도 검찰 수사를 빨리 해서 거기서 미진한 게 있으면 (특검을)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선(先) 수사 후(後) 특검 그리고 무조건 대통령과 여사의 어떤 문제를 정쟁으로 몰고 가서 사법부의 심판을 회피하려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단호히 맞서 싸우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여론이 조금 있고 야당이 압박한다고 어중간한 절충안을 내면, 다 망하고 하나를 내놓으면 두 개를 요구하고 세 개를 요구하고 계속 수렁으로 끌려가게 된다. 이것은 (한 전 위원장이 정치) 경험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다.
(한 전 위원장이) 얘기하는 채해병 특검법 절충안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얼핏 그럴듯해 보이지만 위험할 뿐만 아니라 당내 분열 때문에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는 안이다. 당내 단합을 고려하지 않은 당내 지도력이라는 건 있을 수가 없다."
Q.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우리 당원과 국민이 제일 답답해 하는 것은 대통령을 뽑은지 2년이나 됐는데 아직도 이재명을 (감옥에) 처넣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대표가 된다면, 대권가도를 향해 질주하는 이 대표를 어떻게 견제할 생각인가.
"이 대표는 중대 범죄혐의자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유죄이든 무죄이든 신속한 절차 진행과 철저한 수사, 공정한 재판이 중요하다. 따라서 공정하고도 신속한 절차의 진행을 촉구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내가 당대표가 된다면 이 대표와 여야 대표로서 민생을 위해 협치할 때는 협치하되 아닌 건 확실히 아니라고 하겠다."
Q. 마지막으로 당원과 국민에 호소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나와 당이 부족한 탓에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집권여당의 분열은 곧 정부의 실패, 그리고 국가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이 주신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우리가 함께 세운 윤석열 정부 책임지고 성공시킬 수 있도록, 원팀으로 모두 함께 이 위기를 헤쳐나가, 3년 남은 정부를 성공시켜 반드시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하겠다. 지켜봐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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