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기만 해도…곳곳서 '불기둥'

[한국경제TV 박근아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 상승장은 뷰티, 인공지능(AI), 식품 종목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1월 2일∼6월 28일) 코스피가 5.37% 오르는 데 그치고,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3.02% 하락한 가운데 이들 종목은 상승세를 보였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전체에서 올해 상반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실리콘투였다. 화장품 유통 업체 실리콘투는 지난해 말 7천710원에서 지난 28일 4만7천원으로 510% 올랐다.

실리콘투는 자사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 160여개 국가에 한국 화장품을 역직구 판매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북미·동남아 시장 등으로 확장된 것에 힘입어 회사 주가도 날개를 달았다.

같은 기간 토니모리(179%), 한국화장품제조(147%), 코스메카코리아(132%), 선진뷰티사이언스(124%)등 다른 화장품 관련 종목들도 크게 올랐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화장품은 올해 2분기에도 비(非)중국 모멘텀이 더욱 부각되면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글로벌 화장품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시장 확장의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AI 관련 종목들도 파죽지세로 올랐다. 특히 AI 열풍과 함께 빠르게 성장한 데이터센터 시장 관련 종목도 치솟았다.

코스피 종목 중 상승률 1위는 삼화전기로 작년 말 1만7천420원에서 7만8천400원으로 오르며 주가가 350% 뛰었다. 이 회사는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용 S-cap을 생산하는 업체로, 데이터센터가 정전될 경우 전력을 유지케 하는 eSSD의 핵심 부품이다.

코스피 상승률 2∼4위도 디아이(322%), 대원전선(282%), HD현대일렉트릭(277%) 등 AI 관련 종목이 차지했다.

북미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가 전력 수요를 크게 늘면서 대원전선,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로 인한 수혜가 예상된다. 디아이는 반도체 테스트 장비 제조사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혜주로 꼽힌다. HBM용 웨이퍼 테스터의 국산화를 현재 추진 중이다.

대규모 데이터 학습에 필요한 AI에 필수적인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AI 대장주'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도 올해 들어 67% 올랐다. 같은 기간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3.82%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세계적인 K푸드 트렌드로 음식료 기업 수출이 늘어 관련 종목도 크게 올랐다.

코스피 기준 상반기 주가 상승률 5∼9위는 삼양식품(210%), LS일렉트릭(201%), 사조대림(190%), 토니모리(179%), 한미반도체(179%) 순이었다.

삼양식품은 전세계적 '불닭 열풍'으로 음식료 종목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최근에는 한국의 엔비디아라며 '삼비디아'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사조대림 역시 냉동김밥 3종을 미국에 수출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다.

이외에도 빙그레(78%), 사조씨푸드(73%), CJ씨푸드(72%), 풀무원(51%), 롯데웰푸드(48%), 해태제과식품(37%), 샘표식품(31%) 등 식품주가 상승세를 탔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