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거짓말도 그럴듯 했다"…토론방식도 바이든에 불리 왜 [미 대선 첫 TV토론]
'조 바이든의 판정패' 27일(현지시간)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격돌한 첫 TV 토론에 유권자와 현지 언론이 매긴 성적표다.
바이든(81) 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78) 전 대통령이 맞붙은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폴리티코 등 현지 언론은 "바이든의 고령 리스크가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2020년 대선 토론과 정반대의 평가가 나오면서 이날 토론을 계기로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CNN에 따르면 이번 토론 시청자 565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트럼프가 잘했다는 응답률이 67%로 바이든이 잘했다는 응답률(33%)보다 높았다. 지난 2020년 대선 첫 토론에선 '바이든이 잘했다'는 응답이 60%로 트럼프(28%)를 앞섰다.
바이든과 트럼프 두 후보가 고령인 점을 이유로 이번 토론은 내용만큼이나 이미지와 전달력도 관건으로 꼽혔다. 이날 미 주요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쉰 목소리로 자주 더듬고 긴장한 모습을 보여 '고령 논란'을 재점화시켰다"며 "낙태 등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 주제에서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이 깨졌다"(월스트리트저널), "바이든이 비틀거렸다"(워싱턴포스트)는 혹평이 나왔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활기찬 모습으로 초반부터 토론을 주도하며 거짓말도 그럴듯해 보이도록 잘 포장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2020년 대선 토론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단련돼 보였다"고 했고,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예상과 달리 절제력을 발휘하면서 바이든이 횡설수설하는 모습이 부각됐다"고 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한자리에 모여 이번 토론을 시청한 민주당 지지자 40여 명은 절망감에 휩싸였다. 충격에 빠진 민주당은 '대선 후보 교체'까지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토론에 대해 "끔찍하다"고 했다. 반면 함께 토론을 보던 공화당 지지자 100여 명은 축제 분위기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공화당은 이번 토론에 대해 "역대 최고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다만, CNN의 이번 토론 방식이 트럼프에 유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CNN은 사전에 예고한 대로 토론 진행 중엔 진행자들이 두 후보의 사실과 다른 발언을 바로잡지 않았다. 때문에 미 주요 언론의 팩트 체크 결과 트럼프가 여러 답변에서 거짓말을 했음에도 토론 중엔 이런 점이 부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또 두 후보가 토론 중 고령 논란을 불식시키려 골프 실력 공방을 벌이고, 트럼프와 포르노 배우의 성관계 여부가 토론의 화두로 오른 점을 두고 "토론이 난투극으로 변했다"(폴리티코)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CNN에 따르면 이번 토론 시청자 565명을 상대로 조사 결과 81%가 "이번 토론이 대통령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누구에게 투표할지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는 응답률은 5%로 나타났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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