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교훈으로 만난 섬김의 가르침이 삶의 지표로

2024. 6. 29.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 성경 구절은 약 140년 전 미국의 아펜젤러 선교사가 이 땅에 배재학당을 세울 때 인용한 성경 구절이다.

현재는 배재학당이 운영하는 배재유치원 배재중학교 배재고등학교 배재대학교 교훈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말씀을 처음 접한 때는 1974년 서울 중구 배재중학교에 입학했을 때다.

내가 배재대 총장이 될 수 있었던 건 배재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이 위대한 말씀을 접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31> 김욱 배재대 총장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아야 하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20:26~28)


이 성경 구절은 약 140년 전 미국의 아펜젤러 선교사가 이 땅에 배재학당을 세울 때 인용한 성경 구절이다. 현재는 배재학당이 운영하는 배재유치원 배재중학교 배재고등학교 배재대학교 교훈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말씀을 처음 접한 때는 1974년 서울 중구 배재중학교에 입학했을 때다. 당시 12살 나이였으니 이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다. 하지만 3년간 학교에서 예배를 드리다 보니 이 말씀은 어느새 삶의 지표가 됐다.

본문 의미를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된 때는 정치학을 공부한 뒤부터였다. 정치학과 행정학을 공부하다 보면 이른바 ‘서번트 리더십’이란 용어가 나온다. 사람들 위에 군림하기보다는 섬기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용어다.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성경 본문과 100% 일치한다.

말씀의 심오함과 보편타당성을 더욱 실감한 시기는 침팬지 사회에서의 정치와 리더십을 공부하면서부터다. 침팬지 무리엔 반드시 리더가 있다. 그런데 침팬지 사회에선 단순히 물리적 힘이 세다고 해서 리더가 될 수 없다. 무리 내 구성원들의 지지와 성원이 필요하다. 침팬지 리더는 다른 침팬지들에 대한 배려와 애정을 보여주면서 리더십을 유지한다.

모든 사회적 관계의 핵심은 상호 배려와 애정이다. 남을 섬긴다는 말은 남에게 굴종하거나 복종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상호 대등한 관계에서 상대방을 사랑하고 존경하고 배려한다는 의미다. 섬김의 밑바닥에는 애정과 배려가 있다. 기독교에서 섬김과 사랑은 동의어와 같다. 남을 섬기라는 성경 구절은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씀과 같은 의미다.

내가 배재대 총장이 될 수 있었던 건 배재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이 위대한 말씀을 접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난해 3월 총장에 취임하면서 스스로 한 가지 다짐했다. ‘배재 구성원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하자.’ 애정과 배려가 반복되면 구성원 상호 간 신뢰가 쌓인다. 신뢰는 소통과 협력을 견인한다. 소통과 협력은 대학을 비롯해 모든 조직과 사회 발전에 필요하다.

배재대는 이런 교훈을 바탕으로 모든 교육 과정에서 나눔과 섬김을 강조하고 있다. 나눔과 섬김의 앞글자를 따서 ‘나섬이’라는 학교 캐릭터도 만들었다.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 이 말씀은 모든 사회생활의 기본 원리다. 타인을 섬기는 마음은 우리에게 행복한 삶도 허락한다.

<약력> △배재대 9대 총장 겸 행정학과 교수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부소장 △한국선거학회 회장 △한국지방정치학회 회장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