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빛을 잃은 미국 대선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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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TV토론의 최대 수혜자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다.
하지만 그해 9월 사상 첫 대선 TV토론이 시작되자 젊고 자신감 있던 케네디가 외모나 화술로 닉슨을 압도했다.
이후 재도전에 나선 닉슨은 68년과 72년 대선에선 아예 TV토론을 거부했다.
공화당 레이건 후보가 지미 카터 대통령과의 80년 대선 TV토론을 앞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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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TV토론의 최대 수혜자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다. 1960년 대선에서 부통령인 공화당 리처드 닉슨 후보가 무명의 상원의원인 민주당 케네디 후보를 쉽게 누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그해 9월 사상 첫 대선 TV토론이 시작되자 젊고 자신감 있던 케네디가 외모나 화술로 닉슨을 압도했다. 운도 따랐다. 방송 조명이 눈 주변에 그림자를 만들어 닉슨의 인상을 나쁘게 만들었다. 토론회 당일 닉슨은 다리를 다쳐 통증으로 얼굴이 굳었다. 이후 재도전에 나선 닉슨은 68년과 72년 대선에선 아예 TV토론을 거부했다.
시각 효과 특성상 젊은 후보들이 TV토론에 유리하긴 하다. 민주당의 40대 대선 후보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는 활력·유머·자신감을 TV에서 뽐내며 대선에서 쉽게 승리했다. 젊음이 승리의 보증수표가 아님을 보여준 게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다. 공화당 레이건 후보가 지미 카터 대통령과의 80년 대선 TV토론을 앞둘 때다. 그는 4년 전 카터를 상대한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을 자신의 농장에 초청해 조언을 들었다. 함께 녹화필름을 보며 치밀하게 토론을 준비했다. 결국 13살 어린 카터 대통령을 눌렀다.
세계 최강국의 비전을 제시하고 의외의 반전도 낳아 묘미를 주던 미 대선 TV토론이 예전같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물을 흐려놨다는 분석이 많다. 트럼프는 2016, 2020년 TV토론에서 상대 후보 경멸, 말꼬리 잡기 등을 일삼았다. 2020년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는 수시로 답변에 끼어드는 트럼프에게 “닥쳐줄래”(Will you shut up, man?)라고 쏘아붙이기까지 했다.
어제 바이든-트럼프 리턴매치 TV토론이 열렸다. 예상대로(?) 수준높은 논쟁보다 ‘거짓말쟁이’ ‘범죄자’ ‘호구’ 등 상대 흠집내기가 많았다. 고령리스크에 대한 지적에 “골프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했다(트럼프)” “운전면허증도 있다(바이든)”는 식의 유치함이 난무했다. 많은 평론가들이 “내가 다 부끄럽다”고 했다. 이러다 미국에서 대선 TV토론 무용론이 나오게 생겼다.
고세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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