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올림픽 꿈나무들 part. 1
한편 우이초의 전력은 무엇일까. 김지예 선수는 ‘빠른 화해’를 꼽았다. “솔직히 훈련하다 보면 싸울 수도 있잖아요. 우리 팀은 많이 싸우는데 정말 빠르게 화해해요.” 최효인 선수도 팀의 강점으로 “경기할 때는 진지해야 되는데, 그때마저 서로 웃느라 바쁜 것”이라고 꼽을 정도로 웃음 가득한 팀이다. ‘최애’는 갈린다. 김지예는 “레프 야신. 역대 최고 골키퍼이고 골키퍼 최초로 발롱도르를 수상해서”라고, 유나율은 ‘잘생겨서’ 이강인을 좋아한다. 최효인은 “감독님이 제가 홀란드 선수를 닮았다고 해서 자꾸 보니 정들었다”고. 김주하는 손흥민과 호날두를 “스타지만 자만하지 않고 노력하기 때문”에 좋아한다. 하지만 배서현과 최윤우를 포함한 대부분의 선수가 꼽은 건 지소연 선수! 김지예는 덧붙인다. “프리킥 골 넣은 장면 ‘레전드’ 아닌가요? 너무 멋있죠.” 이서영은 학교 선배인 강채림 선수를 꼽았다. 그리고 김주하는 자신을 꼽았다. “저는 김주하 선수가 가장 좋습니다. 자신감이 넘치기 때문이죠.”
이들은 자신의 축구 인생을 뭐라고 표현할까. 윤우는 ‘친구’, 효인은 ‘행복’, 지예는 ‘바다’를 꼽았다. “바다는 시원하잖아요. 축구도 앞으로 시원하게 잘 풀리겠죠?” 가장 짜릿했던 경기는 올해 춘계 한국여자축구연맹전에서 3위를 차지한 것. 임서윤은 “4강에서 전국 1위 팀과 붙어 3위를 했는데, 이번에는 더 잘할 거예요.” 선수들은 머리를 질끈 묶고 곧 치러질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우승을 노린다. 응원가도 만들었다는 우이초 팀. 시키지도 않았는데 떼창한다. “우이초는 영원하다, 우리의 목표인 우승을 위해서, 우리에게 포기란 없다, 서울의 대표는 우이초!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싸우자, 우리에게 포기란 없다.”
여기서 농구를 제일 잘한다고 자신 있게 손을 든 아홉 살 김성훈 선수는 “솔직히 엄마가 가라고 해서 왔는데 확실히 건강이 좋은 게 느껴지고,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어른들의 말이 뭔지 알 것 같다”며 구슬땀을 닦았다. 아홉 살 이슬이 선수는 솔직히 농구가 왜 좋은지 잘 모르겠다며 웃는다. “재밌어요. 재밌는 이유는 모르겠는데 말이죠. 아직 농구 선수가 되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어요. 운동선수가 되고 싶은 건 분명해요!” 입 모아 마이클 조던이 가장 멋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이곳에 농구 선수가 꿈인 친구는 없다. 미래의 제빵사도, 화가도, 축구 선수도 있는데 말이다. 꼭 농구 선수가 꿈일 필요가 있을까? 함께 알록달록 유니폼을 맞춰 입고, 실컷 땀 흘리고, 서로 칭찬해 주면 그만.
선수들은 팀을 자기가 좋아하는 색으로 소개했다. 지호는 말한다. “우리는 민트색이죠. 민트초코가 시원하고 맛있기도 하고, 밝고 건강한 느낌이 들잖아요. 뭔가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홉 살 김태수 선수는 밝으니까 노랑으로, 아홉 살 박려은 선수는 마음이 시원해지니까 파랑으로 소개한다. 최근 농구를 좋아하는 친구 다섯 명과 따로 농구 팀을 결성했다는 이준용 선수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농구를 더 잘하고 싶어요. 대회에도 나가본 적 없는데, 무조건 1등 하겠죠?” 그러자 감독 선생님은 대답했다. “이런 마음이라면 세상 어디서든 무조건 1등할 거다!”
Copyright © 엘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