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정치' 공세에…한동훈 "내가 배신하지 않을 대상은 국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후보는 28일 자신을 겨냥한 ‘배신의 정치’ 지적에 “내가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국민”이라고 했다.
이날 한 후보는 부산 유엔기념공원 참배 후 “(원희룡 후보 등은)당정관계가 정치의 최종 목표인가”라면서 “당정관계는 좋은 정치를 하고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한 방편이자 과정”이라고 했다. 원희룡 후보가 전날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한 후보를 겨냥해 “대통령과 갈등을 풀지도 않은 사람이 어떻게 당 대표에 나서느냐. 배신의 정치는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다만 김진표 전 국회의장 회고록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내용이 담긴 데 대해선 “그런 말을 대통령이 했을 거라고 전혀 믿지 않는다”고 했다.
한 후보는 이날 부산 8개 당원협의회를 돌았다. 친윤 핵심 장제원 전 의원의 옛 지역구인 부산 사상 당협 방문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장 전 의원의 최측근인 김대식 의원이 사상 현역 의원이다. 정치권에선 “장 전 의원이 한 후보 방문을 불편하게 생각했을 것”(친윤계 의원)이란 관측이 나왔다.
한 후보는 이날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 직후 관련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일정이 안 맞았던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한 후보는 전날 대구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와의 회동도 불발됐다.
한 후보와 영남 정치인 간 만남이 무산되는 사이 다른 후보들은 그 빈틈을 파고들었다. 원희룡 후보는 24일부터 사흘간 대구에 머문 뒤 전날 부산에 이어 이날은 경남을 공략했다. 원 후보는 진주지역 당원 간담회에서 “지금 야당은 이재명 1인당으로 오로지 사법심판을 피하려고 한다”며 “우리끼리 갈라져 싸움하면 안 된다. 당이 화합해 국민의 신뢰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후보는 대구를 찾아 “이번 전당대회에선 친윤 후보로 나온 원 후보와 반윤 한 후보 간의 줄 세우기 전쟁부터 후보들의 러닝메이트라는 진귀한 풍경까지 보인다”며 한동훈·원희룡 후보를 모두 겨냥했다. 원 후보가 연일 띄운 ‘원·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상현 후보는 이철우 경북지사와 면담 직후 페이스북에서 “박정희 기상이야말로 지금 국민의힘이 필요로 하는 변화와 혁신의 동력”이라고 적었다.
당권 주자들이 모두 영남권 공략에 집중하는 것은 전체 당원의 40%에 이르는 영남권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음달 23일 열리는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은 당원 투표 80%, 일반 여론조사 20%를 반영하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같은 달 28일에 결선 투표를 치른다.
한편 28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25~27일 전국 성인 1002명 대상 조사, 표본오차 ±4.3%포인트)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은 한동훈 후보 38%, 원희룡·나경원 후보 각 15%, 윤상현 후보 4% 순으로 지지했다. 국민의힘 지지층만 떼어 놓고 보면 한 후보(55%)와 다른 후보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런 결과에 대해 한 후보는 “무겁게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원 후보는 “이제 야구로 치면 1회 초다. 구도는 반드시 요동칠 것”이라고 했고, 나 후보는 “사실 여론조사와 당심은 굉장히 괴리가 있다”고 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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