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야구부 100주년, 이번 청룡기 자신 있다"
[박재림 기자]
▲ 청백전을 앞둔 대구상원고 선수들 |
ⓒ 박재림 |
작열하는 태양 아래, 그보다 뜨거운 청춘이 그라운드를 불태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덥다는 '대프리카' 대구광역시에서 지난 100년간 불같은 강속구와 활화산 같은 타격으로 야구 명문의 지위를 다진 대구상원고(전 대구상업고) 야구부를 찾았다.
100년 전통의 힘
지난 6월 14일 오후, 대구상원고 청백전이 열린 교내 야구장의 기온은 34.7도에 이르렀다. 이 정도 더위는 별 것 아니라는 듯 치고 달리고 던지는 야구 소년들. 대구상원고의 이 뜨거운 여름은 세기(世紀)의 전통이다. 1924년 창단한 야구부는 운영비 문제로 잠시 문을 닫았다가 1928년부터 다시 역사를 잇고 있다. 정영록 야구부장은 "잠깐 공백기가 있었지만 올해 야구부 100주년을 기념 중"이라고 밝혔다. 선수들도 헬멧에 창단 100주년 기념 스티커를 붙이고 뛴다.
일제강점기 시절 1930년 일본 고시엔대회 조선 예선 우승을 차지한 대구상원고는 1950년 청룡기 정상에 올랐다. 그때부터 주요 전국대회 우승 12회, 준우승 15회 등 성과를 냈다. 그사이 장효조, 김시진, 이만수, 양준혁 같은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 지금도 백정현 이승현(이상 삼성 라이온즈) 박승욱(롯데 자이언츠) 전상현(KIA 타이거즈) 등이 프로 무대에서 모교를 빛내고 있다.
▲ (좌)대구상원고 역사관 내 야구부 창단 당시 사진(우)올해 야구부 창단 100주년을 기념하는 스티커를 붙인 대구상원고 헬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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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환경의 힘
대구상원고는 2015년 청룡기 우승과 황금사자기 준우승 뒤 부진에 빠졌다. 이듬해부터 6년간 전국대회 입상은 2018년 봉황대기 4강이 유일했다. 김승관 감독 부임 4년차인 지난해 황금사자기 4강, 봉황대기 4강, 주말리그 권역 전반기 우승으로 기지개를 켰다. 올해는 지난 5월 황금사자기 준우승에 더해 주말리그 전반기 2연패를 달성했다. 이동영, 이세민, 여동욱, 함수호, 이민준 등 졸업반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김 감독은 "좌완 에이스 이동영은 142km 이상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제구가 좋다. 우리팀 출신인 삼성 이승현과 느낌이 비슷하다. 우완 이세민은 최고 151km 패스트볼에 커브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타선은 중장거리형 우타 여동욱과 좌타 거포 함수호가 3~4번을 번갈아 본다. 둘 다 수비도 좋다. 주장 여동욱은 주로 3루, 어깨가 강한 함수호는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한다"고 덧붙였다.
▲ 실내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대구상원고 선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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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모교 에이스로 활약한 박화랑 투수코치는 "선수 시절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실내훈련장과 웨이트트레이닝센터 모두 냉난방이 잘 되어서 어떤 날씨에도 훈련이 가능하다"라며 "나 때는 구장과 좁고 더운 컨테이너 박스가 전부였다"며 웃어 보였다.
더위에 강한 힘
강호의 면모를 되찾은 대구상원고는 이제 전국대회 우승으로 화룡점정을 노린다. 앞선 전국대회와 주말리그에서의 우수한 성적 덕분에 다가오는 7~8월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대기 출전권을 모두 획득했다.
▲ 청백전 중인 대구상원고 선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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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청백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청룡기 대비에 나선 대구상원고는 지난 20일 KT 위즈 2군과 연습경기로 피치를 올렸다. 7월 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GD챌린저스를 상대로 청룡기 1회전을 펼친다. 9년 만의 전국 제패를 향한 대구상원고의 '100년 엔진'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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