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감독이 女대표팀 떠난 이유 "A매치 안 잡아주기 시작한 축구협회, 이젠 떠날 때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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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벨 전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성적과 무관하게 계약을 연장해 온 대한축구협회를 떠나 스코틀랜드 에버딘 여자팀으로 이직했다.
지난 2019년 한국을 찾은 벨 감독은 앞서 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 여자팀을 유럽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UWCL) 우승으로 이끌고, 아일랜드 여자 대표팀에서도 호성적을 낸 바 있는 명장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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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콜린 벨 전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성적과 무관하게 계약을 연장해 온 대한축구협회를 떠나 스코틀랜드 에버딘 여자팀으로 이직했다. 벨 감독은 여자 대표팀에 남았을 경우 일거리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계속 일하기 위해 한국을 떠나야 했다고 설명했다.
벨 감독은 5년 가까이 지도한 여자 대표팀을 떠나 27일(한국시간) 에버딘 여자팀 새 감독으로 부임했다. 지난 2019년 한국을 찾은 벨 감독은 앞서 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 여자팀을 유럽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UWCL) 우승으로 이끌고, 아일랜드 여자 대표팀에서도 호성적을 낸 바 있는 명장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한국에서 끊임없이 시스템과 인식의 개혁을 부르짖으며 2022 여자 아시안컵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두는 성과도 냈다. 그러나 여자 월드컵 본선에서의 아쉬운 결과, 하계 올림픽 여자축구 본선진출 실패 등아쉬운 성적도 있었다.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여자 대표팀이 참가하는 대회는 내년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까지 1년가량 뜬 상황이다. 그리고 벨 감독과 축구협회의 계약은 올해 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한국을 떠나기 전 '풋볼리스트'를 만난 벨 감독은 계약만료가 반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에서 일이 없어졌고, 마침 다른 팀의 제안을 받아 이직하게 됐다고 밝혔다. 벨 감독은 "12월까지 일도 안 하고 기다릴 수는 없었다. 이직에 앞서 며칠간 축구협회와 논의를 했는데 계약연장에 대해 미리 합의하진 못했다. 그런 가운데 아시아 국가에서 하나, 유럽 클럽(에버딘)에서 하나 제안이 왔다. 그래서 축구협회와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합의 하에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특히 벨 감독은 눈앞의 대회가 없더라도 꾸준한 A매치를 통해 여자대표팀을 갈고 닦아야 한다는 지론의 소유자였지만, 7월 A매치가 잡히지 않은 것이 마지막 아쉬움으로 남았다고 강조했다. 벨 감독은 "내가 떠난다는게 알려진 뒤, 이 때문에 7월 A매치 데이에 대표팀을 소집하지 않는 거라고 보도된 걸 봤다. 사실과 다르다는 걸 확실히 하고 싶다. 우리가 6월 A매치를 치르기 전(2일, 5일 미국 원정 2연전)에 이미 7월 소집은 없다고 결정돼 있었다. 나는 매 A매치 일정을 모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와 상의하지 않고 A매치 일정을 취소한 점은 우리의 관계가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였다"고 이야기했다.
벨 감독은 한국 여자대표팀이 A매치 데이에 평가전을 잘 잡지 않던 문화를 비판한 바 있으며, 간판스타 지소연 역시 "A매치 기간에 경기가 없다는 건 조롱거리가 될 수 있는 일이다. 시대가 그렇게 변했다"고 뜻을 함께한 바 있다.
벨 감독은 지난해 여름 맨체스터시티 여자팀의 감독직 제안을 뿌리치고 한국에 남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후일담을 밝혔다. 정확히는 독일의 한 빅 클럽 여자팀이라고 이야기했다. 벨 감독은 "여자 월드컵 직후 독일의 큰 클럽에서 여자축구 총괄직으로 4년 계약을 제안 받았다. 그러나 한국 감독직뿐 아니라 한국 생활도 좋아하기 때문에 그 제안을 거절했다. 주위에서는 2027년까지 계약이 보장되는데 왜 수락하지 않았냐고 의아해 했지만 당시 나는 한국에서 할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벨 감독은 영국 태생이며, 가족은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영국으로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다시 한국을 찾아 아예 눌러앉고 싶은 마음을 밝혔다. 벨 감독은 "한국에서의 삶을 사랑하게 됐다. 정착하고 싶은 곳은 한국이다. 한국 여자축구에도 더 기여하고 싶다"고 인사를 남겼다.
사진= 풋볼리스트, 에버딘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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