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투자 10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수출 홀로 호황
지난달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줄면서 10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도 하락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꾸준한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는 수출을 제외하면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는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지난 3월 2.3% 줄었던 전산업생산은 4월 들어 1.2% 반등했지만, 5월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특히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1% 줄었다. 수출 호황 영향으로 반도체 생산은 1.8% 늘었지만, 기계장비(-4.4%), 자동차(-3.1%), 1차금속(-4.6%) 등에서 일제히 줄어든 영향이 컸다. 서비스업 생산도 0.5% 감소했다.
소비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감소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음료수 등 비내구재(0.7%)와 승용차 등 내구재(0.1%) 판매를 늘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2.9%)에서 크게 줄었다. 업태별로는 백화점(-2.4%), 면세점(-0.1%), 편의점(-0.7%) 등에서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4.1%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운송장비(-12.3%)와 기계류(-1.0%) 모두 감소한 탓이다. 건설 투자를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건축(-5.7%)과 토목(-1.1%) 모두 줄어 전월 대비 4.6% 감소했다. 특히 향후 건설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건설수주는 35.4%나 쪼그라들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8포인트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감소했다. 지난 2020년 5월(-1포인트)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100.5로 0.1포인트 감소했다.
이처럼 생산·소비·투자 모두 전월보다 하락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수출은 이번 달까지 9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될 만큼 호조를 보이지만, 결정적으로 내수가 회복되지 못한 결과로 해석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되고 가계와 자영업자 부채는 나날이 쌓이다 보니 내수가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며 “수출 성적표가 아무리 좋아도 내수 시장이 위축되면 경기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긴 힘들다”고 밝혔다.
다만 여전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지난 4월 전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1.2% 증가한 만큼 4~5월 흐름을 보면 보합 수준이라는 것이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전반적으로 주요 지표가 월별 변동성 차원에서 조정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견조한 수출 호조세로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 기조는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내수 부진과 관련해선 “정부는 소상공인 등 내수 취약 부문을 집중 지원하면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기 회복에 최우선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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