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한반도 문제서 역할 발휘…중국 힘 커질수록 세계 평화 희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문제 등에서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국의 힘이 커질수록 세계 평화의 희망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약자를 괴롭히는 정글의 법칙을 버린다며 미국 등을 겨냥해 패권주의에 반대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28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평화공존 5원칙’ 발표 70주년 기념행사에서 “중국은 주요 이슈 해결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시 주석은 ‘평화공존 5원칙을 계승·발전해 인류운명공동체를 구축하자’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세계 평화와 안녕을 공동 수호하고 인류 발전과 진보를 추진하는 건 각국의 중대한 과제”라면서 “’신중국은 적극적으로 세계 각국과 평화공존을 도모하며 주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공존 5원칙이 국제관계와 국제 법치를 위해 역사적 모범을 세우고 사회제도가 다른 국가 간의 관계 발전을 정확히 지도했다며 개도국 간의 단결과 협력에 더 많은 역량을 끌어모으고 국제 질서의 개혁과 보완에 역사적 지혜를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크라이나 위기,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충돌 그리고 한반도, 이란, 미얀마, 아프가니스탄과 관련된 문제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힘이 늘수록 세계 평화의 희망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평화공존 5원칙은 지난 1954년 12월 저우언라이 당시 총리가 인도대표단을 만나 티베트 문제를 논의하면 처음 밝힌 개념이다. 주권·영토 상호 존중, 상호 불가침, 내정 불간섭, 호혜 평등, 평화 공존 등 5개 원칙으로 중국 대외관계의 기본적인 틀 역할을 한다.
10년 전 60주년 기념식에서 시 주석은 '신 6대 원칙’을 발표하고 주권 평등·공동 안전·공동 발전·공동 이익·포용·공평 정의 등을 언급했다. 당시 “중국은 ‘국력이 강해지면 반드시 패권을 추구한다’는 논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중국인의 피에는 패권을 추구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없다”고 미국의 패권주의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번엔 시 주석이 새로운 원칙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패권주의에 반대하는 뜻을 다시 한번 내세웠다. 평화공존 5원칙은 약소국의 이익과 요구를 수호하고 제국주의, 식민주의와 패권주의를 선명하게 반대한다면서 “식민 침탈의 옛길이나 나라가 강해지면 패권을 탈취하려는 비뚤어진 길을 걷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발도상국을 이끄는 중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글로벌 남방’이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의 선두에 서야 한다며 남방 연구 센터를 설립하고 우수 장학금 1000명, 연수 자격 10만 명을 제공하는 ‘글로벌 남방’ 청년 선두자 계획을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남방 국가 농업 발전 기금을 늘리고 자유무역 조치도 협상하면서 개도국 대상 수입 금액을 2030년까지 누적 8조 달러(약 1경 1000조 원)를 넘기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이해찬 전 총리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떼인 세인 미얀마 전 대통령 등이 외빈으로 참석했다. 중국통으로 분류되는 이 전 총리는 2003년 중국 특사로 방중했고 2005년엔 당시 저장성 당 서기 신분으로 한국을 찾은 시 주석을 만나 환담했다. 2017년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문제 해결을 위해 문재인 정부 특사 자격으로 시 주석을 만났다.
베이징=이도성 특파원 lee.dos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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