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중범죄자” “최악 대통령” 난타전…바이든 판정패 [미 대선 첫 TV토론]
오는 11월 5일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TV토론에서 맞붙었다. 미 역사상 처음으로 전·현직 대통령으로 TV토론을 벌인 두 후보는 서로에 대해 ‘패배자’(loser), ‘호구’(sucker), ‘중범죄자’ ‘사상 최악 대통령’이라고 표현하며 맹비난했다.
“트럼프가 美경제 붕괴” vs “바이든 인플레가 美 죽여”
바이든 말실수 드러난 ‘메디케어’
바이든과 트럼프는 사회보장제도와 메디케어(고령자 의료보험) 관련 기금 고갈 문제에 대해서도 충돌했다. 바이든은 “연간 4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의 세율을 1%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며 부자 증세를 통한 재원 확보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에 트럼프는 “그가 하는 모든 말은 거짓말”이라며 “남부 국경을 넘은 불법 이민자들이 사회보장제도와 메디케어와 같은 프로그램에 막대한 지출을 하게 만들고 있다. 그들이 우리 시민들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미국의 복지 시스템이 망가지고 있다. 예산이 바닥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의 말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바이든은 코로나19 어려움에 대한 언급 후 "우리는 결국 메디케어를 퇴치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는 바이든의 말실수를 받아 "바이든이 말한 대로 그는 메디케어를 망쳐버렸다"고 조롱했다.
낙태권 문제도 다뤄졌다. 바이든은 낙태 문제를 주 재량에 맡긴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는 주별로 낙태 허용 여부를 결정하자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낙태약에 대한 접근을 허용한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지지하며, 대통령이 되면 낙태약에 대한 접근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러리스트가 국경 넘어” VS “불법 이민 40% 줄어”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정책에서도 결이 달랐다. 바이든은 미국의 안보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트럼프는 유럽이 돈을 더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가 미국에 올 때마다 600억 달러를 받아 간다. 그는 최고의 세일즈맨”이라며 “우리와 우크라이나 사이에는 바다(대서양)가 있다.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더 돈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바이든은 “나토 동맹들은 우리만큼이나 우크라이나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 50개 다른 국가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데 그들은 이게 전 세계의 평화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네가 중범죄자” 서로 ‘사법 리스크’ 공격
고령 논란엔 “삼성투자 VS 골프실력”
트럼프는 ‘골프 실력’을 거론하며 건강함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매년 신체검사를 받았다”며 “언제든 내가 건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나는 시니어도 아닌 일반 클럽 챔피언십에서 두 번이나 우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기(우승하기) 위해서는 꽤 똑똑해야 하고 공을 멀리 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해냈다”며 “반면 그(바이든)는 그렇지 않다. 그는 공을 50야드(약 46m)도 못 보낸다”라고 했다.
악수 없이 무대에 올랐던 두 후보는 무대를 떠날 때도 악수를 하지 않았다. 바이든은 쉰 목소리로 토론 초반 30분 동안 여러 차례 말을 더듬었다. 반면 트럼프는 차분한 어조로 발언했지만 거짓말을 남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신들의 전반적인 평가는 바이든의 판정패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동안 바이든은 논쟁에서 비틀거렸다”고 전했다.
후보사퇴 지적에도 바이든 “난 잘했다”
두 후보 측은 토론 직후 서로 “이겼다”고 자평했다. 특히 바이든은 이날 토론회가 트럼프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바이든이 후보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 질문에 “우리는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거짓말쟁이와 토론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말하며 사퇴설을 일축했다.
반면 트럼프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수지 와일스와 크리스 라시비타는 “오늘 밤 트럼프는 일반 미국인의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지를 분명히 보여주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시청자에게 역대 최고의 토론 성과와 승리를 안겼다”며 “조 바이든은 왜 그가 해고될만한지 정확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애틀랜타=김형구 특파원,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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