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세금 잘 걷혀도 법인세만 뒷걸음…기재부 “세수 재추계”
유독 부진하게 걷히는 법인세가 ‘세수(국세 수입) 상황판’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5월까지 세수 펑크 규모가 더 커졌다. 정부는 올해 세수를 다시 추계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가 28일 발표한 ‘5월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1∼5월 국세 수입은 151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9조1000억원 줄었다. 올해 누계 국세 수입은 지난 3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감소 폭이 4월(-8조4000억원)보다 커졌다.
올해 국세 수입 예산 대비 현재까지 진도율은 41.1%다. 최근 5년 평균(47.0%) 대비 5.9%포인트 낮다. 이대로라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펑크’가 유력하다.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재정 운용에 차질이 생긴다. 예정된 지출을 줄이거나 국채를 추가 발행해야 할 수 있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세수 진도율이 5월 기준 과거 5년 평균 대비 ±5%포인트를 벗어나 2022년 마련한 세수 ‘조기 경보’ 기준을 충족했다”며 “세수 결손이 불가피한 만큼 올해 세수가 얼마나 부족할지 재추계하겠다”고 밝혔다.
소득세·부가가치세와 함께 ‘3대 세목’에 속하는 법인세가 줄어든 것이 국세 수입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1∼5월 누계 기준 법인세는 28조3000억원 걷혔다. 전년 동기 대비 15조3000억원(35.1%) 급감했다. 법인세의 예산 대비 진도율은 36.5%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54.3%)보다 낮을 뿐 아니라 최근 5년 평균 진도율(54.5%)을 크게 밑돈다. 법인세는 전년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내는데, 지난해 경기 둔화로 국내 기업 실적이 악화한 영향이다. 윤수현 과장은 “법인세 신고를 했지만, 실제 돈이 없어 내지 못 한 중소기업이 5월에 늘었다”고 설명했다.
소득세 수입은 같은 기간 5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0.7%) 늘었다. 부가세도 38조8000억원 걷혀 같은 기간 5조4000억원(16.1%) 증가했다. 다른 세수가 늘었지만 유독 법인세만 후진해 세수 실적을 깎아내렸다.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세수 감소분(56조4000억원)에서 법인세 감소분(23조2000억원)이 차지한 비중이 44%에 달했는데, 올해도 비슷한 양상을 반복할 수 있다.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연일 ‘감세(減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등 증시 대책이 대표적이다. 법인세도 지난해 만료한 반도체 등 설비 임시투자세액공제(임투세) 적용을 올해 말까지 1년 연장하고, 연구개발(R&D) 비용 증가분 세액공제율을 한시 상향하는 등 감세를 추진하고 있다. 7월 발표할 내년 세법 개정안에선 상속세·종합부동산세 완화를 예고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출을 구조조정하거나 예산으로 편성했지만 쓰지 않는 ‘불용(不用)’을 늘리는 식의 재정 다이어트로는 세수 부족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누더기 비과세·감면 제도를 손질하고 포퓰리즘 감세를 자제하며 세수 확보 방안도 마련하는 등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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