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스피커로 음악 들으며 골프 라운드 인기
올해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의 미국내 골프 전자제품 카테고리에서는 스피커가 판매 1위다. 블루티스 사의 제품은 50만대가 넘게 팔렸다고 한다.
핸드폰과 연결되는 스피커와 태양광 충전 장치가 내장된 캐디백도 나왔다. 거리측정기 1위 업체인 부쉬넬과 스피커 업체인 JBL을 비롯·푸마·라드골프 등에서도 앞다퉈 골프용 블루투스 스피커를 내놓고 있다.
골프 코스에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골프는 매우 엄숙한 스포츠였다. 음악은커녕 라운드 중 전화 통화를 하는 것도 무례한 행동으로 여겨졌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등 미국 명문 프라이빗 골프장에는 아직도 핸드폰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골프 대회에서도 관객은 종교행사에 온 신도처럼 경건히 행동해야 했다.
그러나 코로나 19판데믹 기간 중 젊은 골퍼들이 유입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골프를 즐겁고 밝게 하자는 움직임도 많다. 올해 US오픈이 열린 파인허스트 골프장의 크래들 코스와 페블비치 골프장의 퍼팅 코스에는 음악을 틀어놓는다.
PGA투어 피닉스 오픈에서는 락콘서트를 연다. LIV 골프는 ‘GOLF, BUT LOUDER’(더욱 시끄러운 골프)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경기 내내 흥겨운 음악을 틀어 놓는다.
미국 일반 골프장에서도 라운드 중 음악 에티켓 지키기 운동을 통해 소리를 받아들이고 있다. 동반자에게 음악을 틀어도 되는지, 좋아하는 장르가 뭔지 물어봐야 하고 5m 넘는 거리에서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음량이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라운드 중 듣기 좋은 음악 리스트도 나온다. PGA 투어 AT&T 내셔널 프로암 대회를 만든 가수 빙 크로스비가 부른 ‘Straight Down the Middle’(똑바로 페어웨이를 갈라라), 한 앨범 전체를 골프 관련 노래로 채우기도 한 글렌에버하트의 ‘Trouble in the Gorse’(잡초 속의 트러블샷), 골프 하면서 겪는 괴로움을 노래한 미키 존스의 ‘Double Bogey Blues’(더블보기 블루스) 등이다. 이 밖에도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등을 골퍼의 시각으로 패러디한 곡 등이 인기다.
일반 휴대용 스피커와 달리 골프 스피커는 음악도 듣고 거리도 파악할 수 있는 GPS 겸용이 많다. 블루티스 골프 코리아 예준석 이사는 “전 세계 골프 GPS 시장 규모는 2021년 3억2472만 달러(4493억원)에서 2027년 4억4408만 달러(6159억원 억원)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의 3분의 1이 스피커 겸용 GPS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국에서는 골프 하면서 음악 듣기가 편하지 않다. 카트가 카트길로만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부쉬넬을 수입하는 카네의 서범석 전무는 “미국에서 라운드 중 GPS 겸용 스피커를 이용해 음악을 듣는 골퍼들이 많아졌고 국내 테스트 결과 반응이 좋아 조만간 수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블루티스 예준석 이사는 “한국 골프 라운드는 대기시간이 많은 데다 한국인들이 워낙 음악을 좋아해 음악과 함께 운동하는 골퍼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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