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투자 끌어냈다"…바이든·트럼프 설전에 등장한 한국·김정은 [미 대선 첫 TV토론]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전·현직 대통령이 맞붙은 대선 TV토론에선 한국과 삼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도 설전(舌戰) 소재로 활용됐다.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4년 만에 재대결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TV토론에서 맞붙었다.
한국이 언급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문제에서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을 비판하면서 “우리와 우크라이나 사이에는 바다(대서양)가 있다. 왜 내가 한 것처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이 더 많은 돈을 내도록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 남자(트럼프)는 나토에서 탈퇴하고 싶어 한다”며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 50개 국가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데 그들은 이게 전 세계의 평화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두고 나오는 ‘고령 리스크’를 반박하는 과정에서는 삼성전자의 대미 투자를 사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재선 시 86세에 임기를 마치게 되는데 대통령직 수행 역량이 충분한지’라는 취지의 진행자 질문에 “이 남자(트럼프)는 나보다 세 살이 어리지만 덜 유능하다”며 “그가 물려준 끔찍한 상황에서 내가 이뤄낸 것을 봐달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과 해외 기업들의 투자로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을 방문해 삼성이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제조공장을 짓도록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현재 국력을 강조하면서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이며 약속을 지키고 모두가 신뢰하는 국가”라며 “나는 가장 강력하고 앞서나가는 나라를 만들었다. 트럼프가 러브레터를 주고받는다고 한 김정은부터 푸틴까지 그가 애지중지(coddles up to)하는 이들은 (감히) 우리를 건드리길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주고받은 서신을 러브레터라고 지칭하면서 그가 독재자들을 높게 평가하고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것을 비판하는 발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한국에 대해서 별도로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거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 3차대전에 매우 가깝다. 바이든이 우리를 그곳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중국의 시진핑 주석, 북한의 김정은, 푸틴 등은 바이든을 존중하지 않는다. 바이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바이든과 아무 친분이 없고, 바이든은 우리를 3차 대전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토론에서 두 후보는 김정은 위원장을 언급하긴 했지만 북한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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