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 20살 차 아들과 함께 NBA 무대 선다
미국프로농구(NBA) 사상 처음으로 부자(父子) 선수가 한 팀에서 뛴다. 르브론 제임스(40)와 아들 브로니 제임스(20)가 주인공이다.
LA 레이커스는 28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의 바클레이스센터에서 열린 2024 NBA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55순위로 브로지 제임스를 지명했다. NBA에서 조 브라이언트·코비 브라이언트 부자, 델 커리·스테판 커리 부자 등이 선수로 뛰었지만 부자가 동시에 코트를 누빈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두 사람은 같은 팀에서 뛸 확률이 높다. 브로니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모든 것에 감사하다"며 기뻐했다.
1984년생인 '킹' 르브론은 드래프트를 앞두고 "아들과 함께 뛰고 싶다. 아들을 뽑지 않는다면 다른 리그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불혹의 나이에도 지난 시즌 71경기에 출전해 평균 25.7점(13위), 8.3어시스트(5위), 7.3리바운드(30위)로 활약했다. 르브론은 레이커스와 계약이 만료되지만, 아들을 뽑으면서 재계약할 확률이 높아졌다.
브로니는 지난해 7월 갑작스러운 심장 마비로 쓰러졌지만 5개월 동안 재활을 거친 끝에 돌아와 농구 선수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드래프트를 앞두고 신체검사를 받은 뒤 드래프트 자격을 얻기도 했다. 그는 "나는 복귀를 위해 노력했고 기회를 얻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확실히 힘든 시간이었다. 내가 쏟았던 노력은 나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NBA의 전설인 아버지와 달리 브로니는 아직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 전미대학스포츠협회(NCAA) 리그에서 경기 당 평균 득점 4.8점, 야투 성공률 36.6%에 3점 슛 성공률 26.5%에 그쳤다. 2m6㎝, 113㎏의 '빅맨'인 아버지와 달리 키 1m89㎝, 몸무게 95㎏로 체격도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두뇌가 뛰어나고 수비력도 평균 이상이란 평가를 받는다. 브로니는 아버지의 지원 사격 덕분에 같은 팀에서 뛸 수 있게 됐다.
한편 제임스 부자는 부자 최다 득점 기록의 주인공이 유력하다. 르브론은 통산 4만474점을 올렸다. 코비-조 브라이언트가 기록한 3만8895점을 이미 넘어선 상태라 브로니가 1점만 올려도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메이저리그에선 켄 그리피 부자가 같은 팀에서 뛴 사례가 있다. 두 사람은 2년(1990~91년) 동안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함께 뛰었다. 켄 그리피 주니어가 1987년 시애틀에 지명된 뒤 1989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이듬해 8월 아버지 시니어가 신시내티 레즈에서 방출된 뒤 시애틀과 계약했다. 1990년 9월 15일 LA 에인절스전에서는 부자 연속 타자 홈런이란 진기록도 세웠다. 2번 타자로 나선 아버지가 홈런을 친 뒤 3번 타자인 아들이 홈런을 쳤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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