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승 김기중, 한화 마운드의 '만능 스윙맨'

양형석 2024. 6. 2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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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7일 두산전서 5이닝 6피안타 4K 무실점 호투... 한화 위닝시리즈

[양형석 기자]

 2023년 10월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1회 말 선발 김기중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가 안방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2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때려내며 8-3으로 이겼다. 전날 8-15 패배를 설욕하고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한 한화는 이날 키움 히어로즈에게 7-9로 패하며 스윕을 당한 6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좁히며 중위권 경쟁에 박차를 가했다(35승 2무 41패).

한화는 1회 선제 리드오프 홈런을 터트린 황영묵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간판타자 노시환도 1회 투런 홈런에 이어 2회에도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5타점 경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마운드에서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고 있는 한화 마운드의 믿음직한 스윙맨이 5이닝 동안 6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3번째 승리를 챙겼다. 한화 좌완 유망주의 성공사례로 떠오르고 있는 프로 4년 차 김기중이 그 주인공이다.

류현진 이후 나타나지 않은 좌완 선발

한화는 KBO리그 103승, 메이저리그 78승을 기록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보유한 구단이다. 한미통산 200승에 19승만을 남겨둔 류현진은 KBO리그는 물론 한국야구 역사에서도 가장 위대한 투수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다. 류현진이라는 엄청난 투수를 키워낸 것만으로도 사실 한화의 좌완 육성능력은 사실 따로 설명이 필요 없다. 하지만 한화는 류현진 이후 마땅한 좌완 선발을 키워내지 못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한화는 류현진이 3년 차를 맞는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역 출신의 좌완 유망주 윤기호를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지명했다. 한화는 고교시절 한 경기 16탈삼진을 기록했던 좌완 유망주가 류현진과 함께 팀의 좌완 원투펀치로 성장해 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윤기호는 한화 입단 후 2015년까지 8년 동안 1군에서 18경기 등판에 그쳤고 단 1승도 없이 8.44의 초라한 평균자책점을 남긴 후 현역생활을 마감했다.

KBO리그를 평정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야기가 오가던 2011년 한화는 일시적으로 시행된 전면드래프트를 통해 류현진-김광현(SSG랜더스) 이후 최고의 좌완 유망주로 불리던 유창식을 데려왔다. 하지만 7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유창식은 한화에서 활약한 4년 동안 99경기에서 16승을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2016년 한화 시절에 있었던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되면서 구단의 흑역사로 남게 됐다. 

유창식이 구대성·류현진급의 유망주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한화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지명으로 북일고의 좌완 김범수를 지명했다. 프로 입단 후 4년 동안 주로 불펜에서 활약했던 김범수는 5년 차 시즌이었던 2019년 선발로 16경기에 등판하며 가능성을 시험했지만 3승 8패에 머물렀다. 하지만 김범수는 2021년부터 불펜으로 돌아가 2022년 구단 역대 단일시즌 최다홀드 기록(27홀드)을 세우며 불펜투수로 자리잡았다.

김범수 이후 좌완 영입이 뜸했던 한화는 올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장충고의 좌완 유망주 황준서를 지명했다. 입단 당시부터 '즉시전력감'으로 꼽힌 황준서는 프로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따내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16경기에서 2승 7패 4.36의 성적을 기록한 후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했다. 물론 황준서는 이제 막 프로생활을 시작한 만 18세의 루키이기 때문에 여전히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프로 4년차 김기중의 성장

수원의 야구명문 유신고 출신의 좌완 김기중은 고교 2학년 시절, 3학년의 소형준(kt 위즈)과 허윤동(삼성 라이온즈), 1학년의 박영현(kt)과 함께 유신고의 전국대회 2관왕을 이끌었다. 하지만 연고지역인 kt는 장안고 우완 신범준을 1차지명으로 선택했고 전국 단위 1차지명이 가능했던 롯데 자이언츠 역시 장안고 포수 손성빈을 지명하면서 김기중은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고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루키 시즌부터 12번의 선발등판을 포함해 15경기에 등판한 김기중은 2경기 연속 선발승을 기록하며 2승4패4.70의 성적을 올렸다. 유망주의 프로 첫 시즌임을 고려하면 결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러나 김기중은 2년 차 시즌 1군에서 5경기 등판에 그치며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불펜으로 시작했다가 시즌 후반 선발로 변신한 지난해에도 1승 3패 1홀드 4.63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올 시즌 류현진의 컴백과 슈퍼류키 황준서의 입단으로 주목도가 다소 떨어진 김기중은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1, 2군을 오가며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러던 5월 22일 펠릭스 페냐의 대체 선발로 등판해 4이닝을 소화한 김기중은 30일 롯데전에서 6이닝 동안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선보이면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하지만 스윙맨이었던 김기중은 '인생투'를 펼친 후 다시 불펜으로 내려가야 했다.

김경문 감독 부임 후 두 번째 경기였던 5일 kt전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2경기 연속 승리를 따낸 김기중은 지난 19일 리카르도 산체스의 자리에 등판했던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이닝 2실점으로 다소 아쉬운 투구를 했다. 하지만 신인 황준서가 불펜으로 내려가 27일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다시 한 번 김기중에게 선발등판 기회가 주어졌고 김기중은 이 경기에서 5이닝 6피안타 4탈삼진 1실점의 깔끔한 투구로 시즌 3번째 승리를 따냈다.

한화는 현재 에이스 류현진을 중심으로 새 외국인 투수 하이메 바리아와 산체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 라이언 와이스가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신인 좌완 황준서가 불펜으로 이동했고 자넌햐 신인왕 문동주가 부진 끝에 27일 2군으로 내려가면서 현재 한화는 선발 로테이션 두 자리가 비어있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 4년 차 스윙맨 김기중의 호투와 성장은 김경문 감독과 한화팬들을 기쁘게 하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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