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m금융톡]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 '마지막 단추' 남은 우리금융

유제훈 2024. 6. 2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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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非)은행 강화에 나선 우리금융지주가 포트폴리오 완성의 마지막 단추로 '보험사' 인수를 남겨두고 있다. 어느 선택지든 보험사를 인수하게 된다면 우리금융은 지주체제 부활 이후 5년 만에 은행·증권·보험 등 종합포트폴리오를 갖춘 금융그룹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2019년 1월 지주 체제 재출범 이후 우리자산운용·자산신탁(2019년), 우리금융캐피탈·저축은행(2021년), 우리벤처파트너스·우리금융에프앤아이(2022년), 한국포스증권(2024년) 등 비은행 자회사를 잇따라 인수·설립하며 덩치 불리기에 나섰다.

우리금융이 이처럼 비은행 자회사들을 꾸준히 인수·설립한 것은 비교적 부실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때문이다. 지주 설립 당시 우리금융의 순이익 중 비은행 부문의 비중은 약 10% 수준에 머무른 바 있다. 다시 말해 순이익의 90%가량을 은행에서 거둔 셈이다. 지난해에도 우리금융의 순이익 중 은행 부문 비중은 93%에 달했다. 고(高)금리 여파로 비은행 자회사 실적이 부진한 데 따른 영향이기도 하지만, 증권·보험 등 핵심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없다는 것도 주요 원인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KB·신한 등 주요 금융지주회사의 경우도 은행의 순이익 기여도가 크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60% 안팎서 등락하나, 주력 비은행 자회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은행의 기여도가 90%를 넘어선다"면서 "그만큼 수익기반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우리금융이 원래부터 부실한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 해체된 구(舊) 우리금융지주 시절엔 지금의 우리은행은 물론 광주은행(현 JB금융지주 산하 광주은행), 경남은행(현 BNK경남은행),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선물(현 NH선물), 우리아비바생명(현 iM라이프),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구 우리금융저축은행(현 NH저축은행), 우리에프앤아이(현 대신에프앤아이) 등 탄탄한 자회사 라인업을 갖고 있었다. 우리금융의 이런 과거 자회사들은 현재도 업계 대체로 업계 선두권 지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런 포트폴리오는 우리금융의 의지였다기보다는,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부실 금융기관 정리라는 목표를 위해 의도적으로 구축된 구조였다는 점에서 오래 지속되긴 어려웠다. 민영화가 잇따라 실패하자 당국은 각 자회사를 분리해 매각하는 한편, 구 우리금융지주를 해체했다. 우리은행과 일부 자회사만 남게 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구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매각 시 NH농협금융지주는 업계 선두던 우리투자증권과 더불어 선물·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새 성장동력을 찾고 5대 금융지주 반열에 올랐다"면서 "당시 NH농협금융 회장이 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었다는 점이 참 얄궂은 부분"이라고 전했다.

임 회장 체제 이후 우리금융은 핵심 비은행 포트폴리오인 증권·보험사 인수에 사활을 걸었다. '매물난'이 있었던 증권업 재진출의 경우, 중소형 증권사인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국내 유일 종합금융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합병시켜 덩치를 불리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금융당국의 인가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3분기 중 새 증권사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향후 증권업 육성을 위한 추가 증권사 인수 가능성도 있다. 새 증권사의 이름은 옛 명성 회복을 고려한 듯 일찌감치 '우리투자증권'으로 점찍어 놨다.

마지막 단추인 보험사 인수도 본궤도에 오른 상태다. 2조~3조원의 매각가가 거론되는 롯데손해보험과 관련한 예비 입찰에 참여한 데 이어, 최근엔 동양생명·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과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실사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보험사 인수와 관련해선 아직 구체적인 의사결정을 내린 상황이 아니다"며 "무리한 오버페이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그대로"라고 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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