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내수 취약 지속…‘해외 성과’로 눈돌리는 증시

현대차 인도법인 IPO 추진에 연일 ‘신고가’
네이버웹툰 나스닥 상장에 AI 부문 재평가
해외법인 성과 기대 종목 목표가 상향 조정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4월23일(현지시간) 하리아나(Haryana)주 구르가온 (Gurgaon)시에 위치한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인도권역본부 임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지속으로 하반기 내수 성장 제약 전망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해외 성과로 이목이 향하고 있다. 해외법인의 글로벌 증시 입성과 성과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투심 개선 관측이 나온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인도법인 상장으로 상방 압력이 높아지자 수혜주를 찾기 위한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과 관련해 매출 비중이 높은 부품주도 덩달아 뛰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7일 인도 현지법인인 현대차인도가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기업공개(IPO)관련 예비서류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차 주가는 해당 공시일 이후 이날(6월17일~27일)까지 9거래일 동안 10.63%(26만8000→29만6500원) 올랐다. 이 기간 이틀을 제외한 7거래일이 상승했고 25일 이후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업계는 인도법인 상장에 따른 지분가치 재평가와 구주 매출에 따른 현금 유입 기대감이 현대차 주가 부양 배경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보유주식 8억1200만주 중 최대 17.5%를 매각할 것으로 보여 현금 유입은 3조원 내외가 예상된다.

인도법인 상장으로 밸류업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율 더욱 강화될 수 있어서다. SK증권은 현대차의 주주환원율이 지난해 25%에서 올해 40%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법인 관련 공시 이후 현대차 외에도 주요 부품사인 화신(17.02%·1만2690→1만4850원)·서연이화(17.69%·1만8650→2만1950원)·성우하이텍(3.17%·8820→9100원)·에스엘(6.80%·4만1900→4만4750원) 등도 급등세다.

작년 기준 이들 종목의 현대차 인도법인 매출액 비중은 화신 18%, 서연이화 16%, 성우하이텍 13%, 에스엘 11%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지난해 8월 삼성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 23'에 참석해 네이버웹툰의 AI 활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이 미국 나스닥 상장 상장 초읽기에 들어가며 네이버도 현대차와 같은 주가 부양 효과를 거둘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네이버웹툰의 북미 법인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27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공모가가 희망밴드(18~21 달러) 상단인 21달러로 결정되는 등 IPO는 순항했다. 회사는 이번 IPO로 3억1500만 달러(약 4400억원)를 조달한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3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네이버 웹툰이 네이버 전사 사업 중 글로벌 매출 규모 커 이번 상장으로 네이버의 인공지능(AI) 부문 가치가 재평가 받을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AI 수익화에도 불구하고 내수 위주로 가치평가(밸류에이션) 확장이 막혔다”며 “웹툰 상장으로 AI를 강조하고 투자자 공감 얻는다면 기술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IPO뿐만 아니라 해외법인 성과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가 전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내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해외시장에서의 성과가 실적에 미칠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2024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서 하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상반기 2.8%와 비교해 0.6%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오랜 기간 유지돼 온 고물가와 고금리 영향이 내수 부문 성장세를 제약하지만 수출 호조세가 전체 경제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해외법인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농심과 해외법인장 전면 교체로 글로벌 사업 재편을 노리는 아모레퍼시픽 등에 대한 눈높이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달 중 농심의 목표가를 10%(50만→55만원) 높였고 NH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의 목표가를 14.29%(21만→24만원) 상향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비중국 성장 모멘텀 견조하며 중국 손익 안정화에 따른 전사의 해외 이익이 증가세”라며 “국내 화장품 채널 변환 영향 축소에 힘입어 체질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