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영 800m ‘키플레이어’ 이호준 "항저우·도하 이어 파리에서도 다 함께 시상대 오르겠다"
김명석 2024. 6. 28. 06:31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종목 중 하나는 수영 남자 계영 800m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 가능성이 그 어떤 대회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른바 ‘황금 세대’로 불리는 선수들이 합심해서 이뤄낼 수 있는 성과라는 점에서 상징성도 크다. 선수들의 의지가 남다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미 기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는 아시아 신기록(7분01초73)과 함께 금메달을 차지했다. 올해 2월 카타르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은메달을 차지하며 세계선수권 사상 첫 시상대에 섰다. 그 기세를 파리까지 이어가겠다는 게 대표팀의 목표다.
계영 800m 메달에 대한 기대가 큰 건 두 에이스 황선우와 김우민(이상 강원도청)의 존재다. 황선우는 지난 세계선수권 계영 800m에서 1분 43초대 기록을 냈다. 김우민 역시 1분43초대 기록을 충분히 낼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다만 4명이 출전하는 종목 특성상 황선우·김우민의 분전만으로는 메달 획득은 쉽지 않다. 꾸준히 둘을 받치고 있는 이호준(제주시청)이 계영 800m의 ‘키플레이어’로 꼽히는 이유다. 황선우·김우민이 1분 43초~44초대 기록을 안정적으로 세운다면, 결국 이호준이 얼마나 이들의 기록에 근접하느냐에 따라 계영 800m 성패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호준도 계영 800m에서 자신의 역할이 크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지난 26일 충북 진천의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서 그는 “계영은 0.1초 차로 등수가 바뀔 수 있다”며 “(황)선우는 이미 (1분) 43초대를 마크했고, (김)우민이도 43초대까지 나올 수 있다. 내 최근 기록은 44~45초대다. 남은 기간 43초대까지 마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또 다른 선수가 45~46초를 기록해 준다면 좋은 성적으로 올림픽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호준은 지난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당시 1분44초53의 기록을 냈다. 이정훈 수영대표팀 총감독도 “기록을 더 단축할 수 있다고 본다”고 기대했다. 남은 기간 이호준이 기록을 더 줄일 수 있다면, 사상 첫 계영 800m 올림픽 메달 가능성도 그만큼 더 커질 수 있다.
동료들과 함께 계영 800m 포디움에 함께 올랐던 기억을 잊을 수 없기에 의지는 더욱 남다르다. 이호준은 “항저우가 마지막이 아니라, 도하에서 또 시상대에 함께 올라갔다. 이번엔 파리에서도 그 모습을 만들겠다. 살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경기로 만들고 싶다”고 자신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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