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돔 달군 뉴진스 "꿈만 같다"
[한국경제TV 조시형 기자]
걸그룹 뉴진스는 2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연 첫 일본 단독 공연이자 팬 미팅 '버니즈 캠프 2024 도쿄돔'(Bunnies Camp 2024 Tokyo Dome)에서 일본어와 한국어로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도쿄돔을 메운 '버니즈'(뉴진스 팬덤)는 뉴진스 멤버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환호하며 열광하고 다양한 표정에 격하게 반응했다. 간단한 후렴구 가사에는 모두가 떼창을 하며 뉴진스 응원도구 '빙키봉'을 일제히 흔들었다.
관객 약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도쿄돔은 일본에서도 최고의 가수만 공연할 수 있는 '꿈의 무대'다.
지난 2월에는 '팝의 여왕' 테일러 스위프트가 도쿄돔 무대에 섰고, 11월에는 전날 뉴진스 공연에 게스트로 모습을 드러낸 일본 인기 밴드 '요아소비'가 공연할 예정이다.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는 "뉴진스가 데뷔 후 1년 11개월 만에 도쿄돔에 입성했다"며 "해외 아티스트 중에는 최단기간"이라고 밝혔다.
26, 27일 이틀간 열린 공연은 티켓이 매진돼 추가로 마련한 시야 제한석 이용자를 포함해 9만1천여 명이 흥겨운 음악 축제와 같은 행사를 즐겼다.
이날 공연에서는 뉴진스 히트곡을 만든 프로듀서 250이 15분간 몽환적인 디제잉을 하며 시작을 알렸다.
이어 뉴진스가 출연해 데뷔곡이자 이번 공연 첫 곡인 '어텐션'을 노래하자 떠나갈 듯한 함성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
'쿠키', '허트', '뉴진스'에 이어 멤버들이 '슈퍼 샤이'를 댄서 110명과 함께 흙 토(土) 자 형태 무대에서 선보였을 때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뉴진스 멤버들은 솔로 혹은 듀엣으로도 무대에 올랐다. 하니와 다니엘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곡 '홀드 잇 다운'을 불렀고, 해린은 댄서 10명과 함께 군무를 펼쳤다.
민지, 하니는 각각 일본 노래인 바운디의 '무희', 마쓰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를 들려줘 열렬한 호응을 끌어냈다. 다니엘은 솔로 자작곡 '버터플라이스'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들은 '버블 검', '라이트 나우', 'ETA', '하우 스위트', '슈퍼내추럴'을 차례로 부르며 다시 한번 도쿄돔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슈퍼내추럴과 라이트 나우는 지난 21일 일본에서 발매된 일본 데뷔 싱글 수록곡이다.
뉴진스는 관객들 사이로 들어가 'OMG' 무대를 펼친 뒤 히트곡 '디토'를 부르고 퇴장했다가 마지막 곡 'ASAP'로 작별을 고했다.
다니엘은 "이번 무대에 많은 땀과 열정이 들어갔는데 어제부터 오늘까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주셔서 꿈만 같다"며 "오늘 잠이 안 올 듯하다"고 말했다.
민지도 "큰 무대에서 버니즈와 함께한 것이 꿈 같다"고 했고, 해린은 "소중한 추억을 함께 만들 수 있다는 게 행운인 것 같다"며 성공적인 공연이 이뤄진 공을 팬들에게 돌렸다.
발등 미세 골절로 잠시 활동을 중단했던 혜인은 이날 대부분의 무대를 소화했다. 혜인이 "언니들이 저 없는 동안"이라고 말하다 울먹이자 다른 멤버들이 함께 포옹하며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도쿄돔 주변은 평소 일본 프로야구팀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상징하는 색상인 주황색으로 물들지만, 이날은 오후 이른 시간부터 알록달록한 뉴진스 굿즈를 지참한 버니즈로 가득했다.
공연에 앞서 만난 뉴진스 팬들은 이구동성으로 "모든 멤버가 귀엽다"고 했다.
이번 공연을 보기 위해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에서 도쿄로 1박 2일 여행을 왔다는 20대 남성 2명은 "뉴진스는 퍼포먼스가 매력적이고 즐기듯 노래하는 것이 좋다"며 "다른 K팝 그룹과 비교해 공들여 콘셉트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에서 아버지와 함께 도쿄돔을 찾은 여고생은 멤버 중에 하니를 가장 좋아한다면서 "노래에 중독성이 있어서 몇 번이고 듣게 된다"고 털어놨다.
모회사 하이브와 갈등을 겪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이날 공연 시작 직전 기자석을 찾아 기자들과 짧은 인사를 나누며 "공연을 잘 봐달라"고 말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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