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한푼 안받는데 결혼 땐 5000만원 쏜다…'큰손 중매인' 정체

전국 지자체가 청춘남녀 만남을 주선하며 이른바 ‘중매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만남이 성사된 이들에게 데이트 비용은 물론 상견례 비나 신혼집 전세금 마련까지 돕는 곳도 있다.
“만남~결혼까지 5000만원” 사하구에 문의 빗발
부산 사하구는 오는 10월 미혼 남녀 ‘만남의 날’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대상자는 지역에 주소를 둔 1981~2001년생 남녀로, 서류 신청과 면접을 거쳐 30명을 선발한다. 서류·면접 전형을 거치는 건 원하는 연인ㆍ배우자상을 파악해 연인 성사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렇게 만나 연인으로 발전하면 데이트 비용으로 1인당 50만원을 준다. 사하구는 향후 상견례 비용(100만원)과 결혼축하금(2000만원)·전세대출금(3000만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사하구 주선으로 만나 결혼한 뒤 전셋집을 얻으면 총 5200만원 정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사하구에는 문의 전화가 쏟아진다고 한다.

사하구 관계자는 “내년엔 성사 확률을 높이도록 행사 별로 연령대를 조정하고, 이혼 남녀를 위한 ‘돌싱 만남’ 등도 주선할 계획”이라며 “남녀가 가정을 이루고 지역에 정착할 여건 마련을 돕는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자체 ‘중매 시책’ 열풍

다른 지자체도 유사한 정책을 도입했다. 경남 김해시는 예능 프로그램 ‘나는 SOLO’에서 착안한 ‘나는 김해솔로’를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연구원·교사·소방관·회사원·자영업자 등이 참여해 1박 2일간 서로를 파악하고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게 돕는 행사다. 전남 담양군도 ‘솔로 탈출, 심쿵 in 담양’을 운영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인구 동향’을 보면 혼인 건수는 1만8039건으로 작년보다 24.6%(3565건) 늘었는데, 이 가운데 대전(44.1%)과 대구(37.6%)가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정부와 지자체 지원책이 출산의 선행 지표인 혼인 증가에 영향을 준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안전한 만남 보장 바람직, 생색내기 경계해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김영미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애 세태가 변하면서 만남 자체를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가 ‘안전한 만남’을 보장할 수 있는 시책을 시행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 교수는 “노골적으로 결혼이나 출산을 강조하는 방식을 띠면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다”며 “단기적인 생색내기 시책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일자리ㆍ주거 등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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