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첫 ‘맨몸토론’…유권자 68% “생방송으로 볼것” [미 대선 첫 TV토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토론이 진행되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본사 건물 외벽엔 27일(현지시간) 오후 9시로 예정된 토론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렸다. 스튜디오엔 두 사람이 설 단상이 나란히 설치됐다. 생방송 ‘큐’ 사인이 떨어지면 두 사람은 오로지 백지 메모지와 펜 한 자루, 물 한 병만을 단상 위에 올려놓고 ‘맨몸’으로 토론을 진행하게 된다.
CNN이 토론 전날인 26일 오전 프레스룸 운영을 시작하면서 전 세계 언론들의 취재 열기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다만 CNN이 스튜디오 내 취재를 통제하면서, 중앙일보 등 전 세계 주요 언론사 기자와 스태프 등 800여 명은 스튜디오 건너편 프레스룸과 양 캠프의 핵심 인사들이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스핀룸 등에 방송 장비 등을 설치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양측은 사회를 맡은 CNN의 앵커 제이크 태퍼와 데이나 배시 외에 청중도 배제하기로 하면서 스튜디오엔 청중석도 마련되지 않았다.
전·현직 대통령의 TV토론을 앞둔 시민들의 표정은 엇갈렸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했던 지난 두 차례의 대선에서 TV토론이 인신공격성 비방전으로 흘렀던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날 중앙일보가 만난 존 스티븐슨은 “쇼 형식의 토론회는 트럼프처럼 목소리가 큰 대중 연설가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토론회는 스포츠 중계가 아닌 정책 토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오넌은 “이번 토론이 또다시 유치한 드라마가 되지 않게 하려면, 두 사람 모두 싫지만, 특히 트럼프에게 발언의 기회를 줘선 안 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은 이날 토론을 최종 점검하며 날 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 들어간 뒤 이날까지 6일째 공식 일정 없이 토론 준비에 매진했다. 론 크레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을 비롯해 최소 16명의 전·현직 참모들이 집결해 모의토론 무대까지 만들고 실전 훈련을 거듭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밥 바우어는 2020년에 이어 이번에도 ‘모의 트럼프’ 임무를 수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유세와 모금 행사 일정을 소화하는 중간중간 핵심 측근들과 정책을 가다듬었다. 여기엔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수지 와일스·크리스 라시비타, 캠프 대변인 스티븐 청, 언론전략 담당 제이슨 밀러, 디지털 담당 댄 스카비노 등 측근 5인방이 투입됐다. 그러면서도 ‘특훈’을 벌이는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나는 평생 이것을 준비해왔고, (바이든이)알아야 하는 것을 배우려고 자신을 방에 1∼2주 가두는지 잘 모르겠다”며 조롱하기도 했다.
이번 토론은 최초의 전·현직 대통령 간의 TV토론이자, 4년 전 대결의 연장전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26일 공개된 AP통신·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 여론조사(20~24일 실시)에서 응답자의 68%는 TV 토론을 생방송으로 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의 고령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이민 문제 등을 집중 공격할 태세다. 반대로 바이든은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와 낙태문제를 물고 늘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정권을 거치며 보수화된 연방대법원이 2022년 역사적인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데 따른 여론의 역풍을 활용하겠다는 심산이다.
애틀랜타=김형구·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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