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돔 팬미팅 또 매진됐다…뉴진스 눈물 흘린 日 팬들 응원

황지영 2024. 6. 2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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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뉴진스는 평일 도쿄돔 팬미팅 약 10만석을 전석 매진시켰다. 사진 어도어

“10년, 20년 뒤에도 버니즈(뉴진스 팬덤명)와 친구가 되고 싶어요. 이 순간이 믿기지 않아요.”
여성 아이돌그룹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는 27일 밤 일본 첫 팬미팅 ‘버니즈 캠프 2024 도쿄돔’을 찾은 관객들을 보고 눈물을 쏟았다. 행사장인 도쿄돔에 모인 4만 5000여 명의 팬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이들을 응원했다.

일본 내 실내공연장 규모로는 가장 많은 5만명 안팎을 수용하는 도쿄돔은 일본 톱가수와 해외 유명가수들만 오를 수 있는 ‘꿈의 무대’다. 관객 동원이 상대적으로 힘든 평일임에도, 뉴진스는 26~27일 양일간 2회차 전석을 매진시켰다. K팝 그룹 역사상 최단 기간인 데뷔 1년 11개월 만에 도쿄돔에 입성한 기록도 세웠다.

뉴진스의 팬미팅을 찾은 관객 수는 9만 1200여명으로 추산된다. 중국 베이징에서 온 아프라 챈(24)은 “뉴진스를 너무 좋아해 꼭 와야만 했다. 중국에도 팬이 많다”고 전했다. 일본의 대학생인 하시모토 쇼마는 “소속사 때문에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는데도 일본에 버니즈를 보러 와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26, 27일 양일간 열린 도쿄돔 팬미팅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뉴진스. 사진 어도어


팬미팅에선 그간 발등 부상으로 휴식 중이었던 막내 혜인까지 완전체로 뭉친 뉴진스가 일본 팬들과 만났다. 이들은 ‘슈퍼샤이’, ‘ETA’ 등 히트곡으로 객석의 떼창을 이끌었다. 2022년 데뷔 앨범 ‘뉴진스’부터 한국에서 가장 최근 낸 싱글 ‘하우 스위트’까지 지금까지 발매한 모든 노래를 라이브로 소화해냈다. 하니와 다니엘은 미공개곡 ‘홀드 잇 다운’으로 듀엣무대도 꾸몄다.

가장 화제를 모은 건 멤버들의 솔로 무대였다. 퍼포먼스에 강한 해린은 댄스 솔로로 분위기를 띄웠고, 다니엘은 팬들을 생각하며 만든 자작곡 ‘버터플라이’를 최초 공개했다. 민지는 일본 MZ세대들이 좋아하는 가수 바운디의 ‘무희’로 요즘 세대 감성을 자극했다.

일본의 1980년대 감성을 재현한 뉴진스 하니. 사진 어도어


하니와 혜인은 1980년대 일본 히트곡을 선곡해 지난해 뉴진스의 일본 섬머소닉 페스티벌 출연 이후 신조어로 등장한 ‘뉴진스 아재’(뉴진스 오지상)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흔들었다. 하니는 1980년 마츠다 세이코가 발표해 선풍적 인기를 끈 ‘푸른 산호초’를, 혜인은 1984년 다케우치 마리야가 부른 ‘플라스틱 러브’를 노래했다.

혜인은 게스트로 온 일본 가수 리나 사와야마의 노래 ‘배드 프렌드’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이들의 무대를 벅찬 표정으로 바라보는 현대 미술의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의 영상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멤버들은 “솔로 무대를 잘 보여드릴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응원봉을 흔들면서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있어 신나게 노래했다. 오래 기억에 남을 무대였다”며 서로의 무대를 칭찬했다.

뉴진스의 인기는 도쿄돔 밖에서도 실감할 수 있었다. 시부야에 마련한 뉴진스의 팝업스토어에도 일본 팬들이 몰리고, 현지 언론도 대서특필하는 등 ‘뉴진스 신드롬’이 일었다. 팬미팅과 함께 오픈한 ‘뉴진스 슈퍼내츄럴 팝업스토어’는 오픈 전부터 600명 이상이 줄을 섰다. 사전 예약은 5분 만에 마감됐고, 무라카미 다카시와 협업한 ‘플라워 캐릭터’ 포토존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중학교 1년생 사토 쥬리는 “뉴진스는 선망의 대상이다. 노래, 외모, 춤 다 멋있다”며 뉴진스의 각종 굿즈를 자랑했다.

일본 도쿄 중심가인 시부야에 마련된 뉴진스 팝업스토어. 사진 IPX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팝업스토어를 방문해 “많은 사랑을 보내주고 있는 일본의 뉴진스 팬 분들께 감사하다고 꼭 말하고 싶다. 지난해 무라카미 다카시와 만난 후 빠르게 협업을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스포니치, 산케이스포츠 등 현지 언론도 뉴진스 특별판을 제작하고 신문 1면에 뉴진스 기사를 실었다. “세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한국의 5인조 그룹”, “높은 음악성과 에너제틱하고 쿨한 퍼포먼스가 매력적인 그룹” 등으로 소개했다. 아울러 뉴진스가 일본 데뷔 5일 만에 도쿄돔에 입성한 사실을 비중 있게 다뤘다. 뉴진스는 지난 21일 일본 데뷔싱글 ‘슈퍼내추럴’을 발매했다.

뉴진스 기사를 1면에 게재한 일본 신문들. 사진 어도어
이틀 간의 도쿄돔 팬미팅을 마친 뉴진스는 팬들에게 벅찬 마음을 전했다. 사진 어도어


뉴진스의 인기는 일본 정식 데뷔 이전부터 뜨거웠다. 오리콘과 빌보드 재팬이 각각 발표한 2023 연간 차트 내 여러 부문에서 K팝 아티스트 중 최고 순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말엔 TBS ‘일본 레코드 대상’, NHK ‘홍백가합전’ 등에 출연해 퍼포먼스를 펼쳤다. 도쿄돔에서 만난 대학생 카가와 소우는 “TV에서 본 뉴진스의 아우라가 남달랐다. ‘홍백가합전’에서 처음 보고 반해 팬미팅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틀 간의 팬미팅 행사를 마친 멤버들은 “일본에서 새로운 챕터를 만들어가는 느낌”이라면서 앞으로의 활동을 다짐했다. 다니엘은 “이번 도쿄돔 팬미팅을 위해 많은 땀을 흘렸고 열정을 쏟았다. 많은 사랑을 받아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고 말했고, 민지는 “앞으로도 자주 만날 수 있다. 도쿄돔이라는 큰 공간에서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기뻤다”고 덧붙였다.

도쿄 특파원 정원석 기자 jung.wonseok@jtbc.co.kr,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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