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의 20%가 ‘자연 유산’된다… 이유 뭘까?

오상훈 기자 2024. 6. 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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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임신테스트기가 상용화된 이후 임신 초기 유산 진단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임신 사례의 20%가 유산으로 이어진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유산에도 여러 유형이 있다. 유형별 원인과 대처법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편승연 교수에게 물었다.

◇전체 임산부의 5명 중 1명이 자연 유산
유산의 정의는 수정란이 자궁 안에 착상됐으나 체중 기준 500g 미만, 임신기간 기준 20주 미만으로 생존 능력이 없는 태아가 자궁 밖으로 빠져나온 것을 의미한다. 유산은 80% 이상이 임신 3개월 이내에 발생하고 그 후에는 발생 빈도가 급격히 감소한다.

국내 전체 임신 건수 중 약 20%는 유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국내 전체 임신 건수는 42만1454건, 출생아 수는 33만4115명이다. 유산 건수는 8만7339건으로 나타났는데 임신 중 약 20%는 유산이 차지하는 셈이다. 이러한 유산 비율은 2019년 20%, 2020년 21%, 2021년 21%, 2022년 20%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유산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태아에게 유전적 결함이 있는 경우나 산모의 급성 감염성 질환이나 고혈압, 당뇨병, 갑상선 질환 등 기저질환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흡연, 음주, 영양실조 등의 생활습관이나 자궁의 선천적 기형 및 골반염도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임신중절 후유증으로 생긴 자궁 내 유착이나 자궁경부의 이상도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정신적인 충격이나 심한 스트레스 역시 마찬가지다.

◇질출혈 동반한 절박유산, 치료 받으면 임신 유지 가능
유산의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을 동반하는 질출혈이다. 임신 중 질출혈 사례에서 50% 미만이 실제 유산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유산이 진행되면 임신 초기의 메스꺼움이나 피로감, 유방 동통 등의 입덧 증상이 줄어들거나 사라질 수 있다. 초음파 검사 시에 아기집을 둘러싼 혈종이 확인되기도 한다.

유산에도 종류가 있는데 ▲절박유산 ▲완전유산 ▲불완전유산 ▲계류유산 ▲습관성유산 등이다. 절박유산은 임신이 확인된 산모에서 임신 1/3분기에 질출혈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산모가 안정을 취하고 프로게스테론 보충 요법 등의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임신을 지속하고 유산을 방지할 수 있다.

완전유산은 태아가 사망하고 난 후 태아와 태반 등이 모두 자궁 밖으로 나온 상태를 말한다. 반대로 태아 또는 그 조직의 일부가 자궁 내에 남아 있는 상태는 불안전 유산이라고 한다.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어 수주가 지나도 유산임을 인지 못 하는 예도 있다. 이를 계류유산이라 하는데, 초음파로 검사했을 때 자궁 내 아기집은 보이지만 아기집 안에 난황낭 및 태아가 확인되지 않거나, 태아의 심장박동이 확인되지 않을 때 진단이 가능하다. 계류유산이나 불완전 유산 경우에는 출혈과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출혈이 심하면 ‘자궁 소파술’을 통해 남아 있는 조직을 안전하게 제거해야 한다.

◇산모의 유전성 혈전질환, 습관성 유산 원인될 수도
습관성 유산은 3회 이상 유산이 ‘연속적’으로 발생할 때 진단한다. 습관성 유산은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신경 써서 치료해야 하는 원인은 두 가지다. 첫 번째 원인은 산모의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이며 두 번째 원인은 산모의 유전적 혈전성향증이다. 이 외에도 부모로부터 기인한 유전적 요인, 해부학적 요인, 내분비 요인, 감염 요인 등을 파악해야 한다.

습관성 유산의 원인이 내막 내 유착, 점막하 근종 등 해부학적 구조 이상일 땐 자궁경을 통해 교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갑상선저하증이나 고프로락틴혈증 등의 내분비 요인이 원인이라면 약물을 통해 교정을 시도할 수 있다. 조절되지 않은 당뇨가 있는 경우에도 습관성 유산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임신 전 당뇨 조절이 중요하다.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이 원인이면 다음 임신 초기부터 아스피린이나 헤파린을 복용하는 게 유산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혈전성향증이라면 항혈전제가 도움될 수 있다는 근거가 있으나 용량 등에 대한 근거는 아직 불충분한 상태다.

◇유산 후 안정기 가져야, 정서 적지지 필요
통상 유산 후 7일에서 60일 사이 임신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유산 후 빠르면 2주 후부터도 다음 임신이 가능하지만 재발 및 조산의 가능성도 있으므로 일정 기간은 피임이 권유된다. 임신 초기 유산의 경우에는 특별한 안정기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감정 기복이나 우울증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

유산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방지할 방법 역시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유산 후 관리와 다음의 임신을 위한 산전 관리는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며 금연, 금주, 과도한 카페인 복용도 삼가야 한다. 만약 당뇨약이나 혈압약 등을 복용하고 있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호르몬 치료 및 혈당, 혈압 조절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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