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년 박종훈 경남교육감, 저출생·학폭·교권 보호 대안 제시
2014년 첫 취임 후 연이은 3선에 성공하며 올해까지 취임 10주년을 맞이한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27일 의령교육지원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박 교육감은 “10년을 연이어 교육감직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난 성과를 나누기보다 우리 앞에 던져진 새로운 과제의 무거움을 말하려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기술 혁신과 사회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교육, 빈부격차 심화, 성적으로 자신을 입증해야 하는 입시제도, 공감과 연대가 사라진 단절된 개별화 등이 저출산과 지역소멸을 가속화 한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경남형 사회적 돌봄 ▲문화예술교육 확산 ▲교육활동 보호 강화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경남형 사회적 돌봄은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새로운 사회적 돌봄 모델을 이루는 것으로, 도 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설립, 운영 중인 거점통합센터 늘봄이 한 단계 발전한 형태이다.
도 교육청은 현재 진행 중인 공모를 통해 2~3개 지역을 선정하고 내년 3월께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박 교육감은 “지역과 교육청이 가용할 수 있는 인력과 공간을 함께 모아, 부모가 출근하며 아이를 맡기는 아침부터 일터에서 돌아오는 저녁까지 돌봄과 교육을 제공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아이에게 최선의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방과 후엔 부모 중 1명이 일하는 시간을 줄여 자녀를 직접 돌보는 게 맞다”며 “부모가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도록 정부에 꾸준히 건의할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가 오는 9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 확대 시행하는 늘봄학교에 늘봄지원실장을 임기제 교육연구사로 배치하려는 계획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박 교육감은 “돌봄이 제대로 추진되려면 사람이 충원돼야 한다는 교육부 생각에는 동의하지만, 교원은 돌봄에서 제외돼야 한다”며 “교육감에게 인력에 대한 재량을 주면 제대로 활용해서 늘봄학교를 성공시킬 자신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경남형 늘봄이 오는 2학기부터 도내 모든 초등학교에 확대된다”며 “방과 후 돌봄은 돌봄전담사, 정규수업은 교원이 맡도록 처음부터 분리했고 앞으로도 교원이 돌봄을 떠맡게 하진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박 교육감은 지속되는 학교폭력, 극단적 선택 등의 문제를 학교 예술강사 지원 확대를 통한 학생 문화예술교육으로 풀겠다고도 했다.
그는 “저출생 문제는 우리가 지금 행복하지 않단 결론에서 출발한다”며 “교육이 출생률을 높일 순 없지만 행복의 총량은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대적으로 학생의 문화, 예술 감수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학교 예술 강사 지원을 통해 학생에게 깊이 있는 예술교육을 지원하고 교사의 업무부담은 줄이며 예술 강사가 전문성을 발휘할 기회의 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남문화예술교육의 르네상스를 열어 학생의 폭력성을 순화하는 노력을 내년에 집중하려 한다”며 “올해는 예산 20억원을 투입해 6만 시간의 예술교육을 운영 중이지만 내년엔 100억원으로 늘려 수업 시수도 확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학생 디지털 의존, 디지털 기기 중독 등의 역기능을 보완하기 위해서도 문화 예술교육과 스포츠 활동을 늘리겠다고 했다.
박 교육감은 교권 침해 등으로부터 교육활동을 보호할 정책도 강화한다고 했다.
그는 “교원부터 장학사, 행정직원, 전문직원, 강사까지 교권 보호가 필요하다”며 “특이 민원에 의해 자존감이 무너진 교직원들을 그대로 현장에 놓아두는 건 교육감으로 할 일이 아니다”고 했다.
“교육청 소속 폐교 등을 활용해 상처 입은 교직원이 회복하고 치유 받는 공간을 퇴임 전에 완성하겠다”며 “현재 거제 1곳, 남해 1곳 중 교원치유지원센터가 들어설 곳을 고민 중”이라고 부연했다.
박 교육감은 “지난 10년간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교육혁신에 힘을 쏟고 미래교육의 주춧돌을 놓는 등 노력해 왔다”며 “남은 2년간 교육감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조금 이른 이야기일 수 있으나, 임기를 모두 마쳤을 때 지난 12년간 경남 아이들이 행복했고 교직원이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고 미래교육 기반을 제대로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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