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동훈, 옛 장제원 지역구 방문 무산...이철규와 40분 독대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대구를 찾아 영남권 공략에 돌입했다.
이날 대구 방문은 당 대표 출마선언 이후 첫 지역 일정이었다. 한 전 위원장은 5개 당원협의회를 방문하며 책임당원 표심을 공략했다. 그는 서구 당협에서 “대구ㆍ경북, 영남의 전통적인 지지가 지난 선거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냈다”며 “그걸 감사하는 마음에서 정치를 시작한다. 저는 여러분의 지지와 사랑을 절대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28일엔 부산 8개 당협을 찾아 PK(부산ㆍ경남) 공략에 나선다. 친윤 핵심 장제원 전 의원의 옛 지역구인 부산 사상 당원협의회 방문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사상이 지역구인 김대식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 통화에서 “우리 지역이 부산에서 당원이 가장 많아 한 전 위원장이 방문을 타진했으나, 국회 일정과 당협의 외부 일정으로 부득이하게 방문 연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장 전 의원의 최측근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장 전 의원이 한 전 위원장의 사상 방문을 불편하게 생각했을 것”(친윤계 의원)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 역시 한 전 위원장의 면담 요청을 연기했다.
이에 대해 한 전 위원장 측 인사는 “공공선을 위해 정치를 한다는 방향성이 같다면 누구든 만날 수 있다는 게 한 전 위원장의 철학”이라며 “거절당할까 봐 머뭇거리는 건 한동훈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과 40분가량 독대하는 등 복수의 친윤계 인사와도 면담했다.
한 전 위원장이 친윤과의 접점을 찾으려하는 데 반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그 틈을 공략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은 (총선 때) 대통령이나 대통령실과 사전에 토론 한번 안 하고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대통령과) 충돌을 했던 것”이라며 “이번에도 당 대표에 나오려면 최소한 그간 있었던 당정 또는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해소하고 나오든지, 노력이라도 하고 나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자신을 “윤석열 정부를 창업한 ‘창윤’”으로 소개했다.
이날 부산을 찾은 원 전 장관은 박형준 시장과 부산시청에서 면담했다. 그는 박 시장을 ‘의형제’로 지칭했다. 두 사람은 17대 국회에서 소장파 모임으로 불렸던 ‘수요모임’에서 함께 활동했던 인연이 있다.
현역인 나경원ㆍ윤상현 의원은 이날 당 의원총회 및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며 원외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나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향후 정국의 주요 전장(戰場)은 국회 본회의장”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본회의장에서 각종 입법 독주를 지휘할 때, 여당 대표가 회의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속수무책이면 되겠나”며 ‘현역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나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이 최고위원 후보들과 ‘러닝메이트’를 선언한 데 대해 “아주 나쁜 전당대회 모습이고, 줄 세우기”라며 “과거의 퇴행적 여의도 사투리”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자신과 원 전 장관 간의 ‘반(反)한동훈’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나 의원은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해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신고’했다고 한다. 그는 오후 당사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협의회장 선출대회’에 참석해 “원외 위원장들이 지역에서 정치하려면 문자 비용이 드는데, 걱정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예산도 늘리겠다. 소신 있게 정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윤상현 의원은 “당 중앙을 폭파하기 위해 깨어있는 당원들과 함께 당원 중심의 정당을 만들겠다”며 원외 사무총장 임명 등 ‘당원권 강화’를 약속했다. 이날 윤 의원은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보수의 품격은 자신의 책임을 지는 것이다. 당을 쪼그라들게 한 장본인이 한동훈”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당 7ㆍ23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5차 회의를 열어 ▶경선 후보 캠프에 현역 의원 보좌진 파견 ▶러닝메이트 출마 등의 당규 34조 위반 논란에 대해 ‘문제없음’ 결론을 내렸다. 선관위의 최고위원 및 청년 최고위원 후보 자격심사에선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소연 변호사 등 3명이 탈락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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