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尹, ‘이태원참사 조작 가능성’ 언급”…대통령실 “멋대로 왜곡”

김판 2024. 6. 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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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은 당시 참사 수습 및 예방을 위한 관계 기관 회의가 열릴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며 "대통령은 사고 당시 119 신고 내용까지 다 공개하도록 지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이태원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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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국회의장, 회고록 통해 공개
대통령실 “멋대로 왜곡” 반박에
김 전 의장 “그날 느낀 것 객관적으로 썼다” 반박
김진표 전 국회의장. 국민일보DB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곧 출간할 자신의 회고록에 이 같은 대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대통령실은 즉각 “내용을 멋대로 왜곡해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을 냈다.김 전 의장은 “쓰기 전에 충분히 고민했다”며 “그날 느낀 걸 가장 객관적으로 썻다”고 반박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수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인 2022년 12월 발언이지만, 당시에도 극우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각종 음모론이 제기돼 사회적 혼란이 컸던 시기였다.

김 전 의장은 다음 달 5일 출간 예정인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에 윤 대통령과 2022년 12월 5일 국가조찬기도회를 계기로 독대한 자리에서 나눈 대화 대용이라며 해당 내용을 공개했다. 이태원 참사는 그해 10월 29일 발생했다.

김 전 의장은 회고록에서 윤 대통령에게 “‘제 생각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그가 좀 더 일찍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옳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과 지속적인 대화와 타협을 통해 협치를 이끌어낸 노태우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리더십을 참조해달라고 간청했다”고 적었다.

김 전 의장은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내 말이 다 맞으나, 자신이 이태원 참사에 관해 지금 강하게 의심이 가는 게 있어 아무래도 결정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고 썼다. 이어 “내가 그게 무엇인지 물었더니, 자신은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럴 경우 이상민 장관을 물러나게 한다면 그것은 억울한 일이라는 얘기를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장은 “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극우 유튜버 방송에서 나오고 있는 음모론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었다. 윤 대통령의 의구심이 얼마나 진심이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상당히 위험한 반응이었다. 나는 ‘그런 방송은 보지 마십시오’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꾹 참았다”고 했다.

김 전 의장은 해당 일화를 거론하며 “대통령이 결정하지 않으면 주변 이들이 강하게 진언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아무도 대통령에게 ‘노’라고 말하지 않은 것”이라며 “윤석열정부의 앞날을 가늠하게 된 첫 지표”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눴던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는 반응을 냈다.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은 당시 참사 수습 및 예방을 위한 관계 기관 회의가 열릴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며 “대통령은 사고 당시 119 신고 내용까지 다 공개하도록 지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이태원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책을 쓰기 전에 충분히 고민하고 썼다”며 “내가 써둔 책이 내가 그날 느낀 것을 가장 객관적으로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왜곡’이라는 대통령실의 반박을 재반박한 것이다. 김 전 의장은 이어 “더 얘기해봐야 서로 좋을 게 없다”며 “책 이외의 내용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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