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황실 독립운동 근거지…재조명된 세종의 역사적 가치

전희진 2024. 6. 2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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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황실의 독립운동 근거지로 조명된 세종시 부강면 일대를 국가 유적지로 만들기 위한 논의가 첫발을 뗐다.

세종시와 대한황실후손단체 의친왕기념사업회는 27일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세종시 독립운동 근거지 재조명을 위한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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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황제의 증손인 이준 황손이 27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세종시 독립운동 근거지 재조명을 위한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종시 제공


대한황실의 독립운동 근거지로 조명된 세종시 부강면 일대를 국가 유적지로 만들기 위한 논의가 첫발을 뗐다.

세종시와 대한황실후손단체 의친왕기념사업회는 27일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세종시 독립운동 근거지 재조명을 위한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포럼 1부는 대한황실·선교사 후손 및 의친왕기념사업회 등의 증언이, 2부에서는 학자들의 학술 발표가 진행됐다.

1부 첫 연사로 나선 고종황제의 증손인 이준 황손은 ‘대한황실 독립운동의 중심 사동궁과 의친왕의 항일운동’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고종의 둘째 왕자인 의친왕의 삶과 대한황실 차원의 항일독립운동에 대해 증언했다. 의친왕이 세종시 부강면에 위치한 황실 금광을 궁내부 특진관 송암 김재식에게 맡겨 전국에 독립자금을 전달했다는 내용도 설명했다.

이준 황손은 “황실가에서 ‘의친왕 소유였던 부강면의 금광을 송암 김재식에세 맡겨 의병을 양성하는 독립자금으로 후원했다’는 얘길 들었지만 김재식이 누구인지, 위치는 어디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대한황실은 망국의 원흉으로 지탄받았지만 의친왕이 임시정부 인사들과 비밀리에 서신을 주고 받은 흔적이 확인되고, 황실 직속 비밀 정보기관인 ‘제국익문사’의 실체도 발견됐다. 대한제국의 항일운동 역사가 재조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번째 연사는 유진 벨 선교사의 외증손이자 윌리엄 린튼의 손자인 인요한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맡았다. 이날 국회 일정때문에 포럼에 참석하지 못한 인 의원은 영상을 통해 ‘외국인 선교사의 시선에서 바라본 개혁군주 고종황제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증언을 이어갔다.

인 의원은 “당시 동아시아 국가 중 기독교 복음을 전파할 수 있도록 선교사를 받아 준 곳은 한국의 고종황제가 유일했다”며 “고종황제는 선교사를 통해 국가의 근대화를 꿈꿨고 항상 배우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고종황제와 기독교 선교사들이 두터운 신뢰 관계를 쌓고 함께 일제에 맞섰다고 증언했다.

인 의원은 “을미사변 이후 선교사들은 총을 들고 폐하의 침소를 지켰으며 음식까지 직접 만들어 진상했다”며 “고종황제와 선교사들은 격동의 시기를 함께 뚫고 나아간 친구였다. 고종황제의 윤허가 없었다면 한국 기독교의 선교가 불가능했거나 훨씬 뒤처졌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2부 학술발표에서는 민경찬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서영희 한국공학대 교수, 이태진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가 주제발표 및 연구결과 발표 등을 진행했다.

이태진 교수는 ‘의친왕 이강과 송암 김재식의 유대 관계 추적’이라는 주제의 연구결과 발표에서 김재식 선생과 황실간 항일활동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그는 “김재식 선생의 ‘송암신정기’에는 의친왕이 쓴 ‘부강면 금광을 기반으로 독립자금을 마련한 김재식’이라는 내용의 소개문이 있다”며 “이는 김재식이 제국익문사 활동자금 확보를 위해 금광 개발에 나섰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친왕은 김재식이 1927년 숨지자 신도비 비문 등을 지어주며 생전의 협력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부강면 지역의 독립운동사를 밝히는 한편 이 지역 일대를 국가 역사유적지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부강면 일대는 많은 분들이 헌신과 희생을 보여준 공간이지만 아직 조명받지 못한 부분이 많다”며 “부강면 지역의 독립운동사를 밝히고 이 일대를 국가 역사유적지로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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