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훈련병에 체력 단력식 얼차려 금지 조치

‘얼차려 사망 사고’ 재발 방지 대책 발표
신교대 군기 훈련 승인권자도 대대장 이상으로 높여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신병교육대 사고 관련 재발 방지 대책 회의. (출처=연합뉴스)

앞으로 훈련병들에게는 체력 단련 방식의 군기 훈련을 시킬 수 없게 된다.

국방부는 27일 ‘신병교육대 사고 관련 재발 방지 대책 회의’를 열어 이같은 조치를 결정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이 규정에도 없는 군기 훈련을 받다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각 군 인사 담당자가 참석했다.

국방부는 “훈련병은 아직 체력이 충분히 단련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군기 훈련에 뜀걸음이나 완전군장 상태에서 걷기 등 체력 단련 종목을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은 군기 훈련 방법으로 정신수양교육과 체력 단련을 규정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앞으로 훈련병의 군기 훈련은 반성문 작성, 참선 등 정신수양교육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국방부는 기간병도 개인의 신체 상태나 체력 수준을 고려해 군기 훈련 수준을 정하도록 했다.

국방부는 더불어 군기 훈련 승인권자도 명확히 했다. 육군은 군기 훈련 지휘관을 규율 위반자가 병사인 경우 중대장급 이상이, 간부인 경우 영관급 이상이 맡도록 하고 신교대에서의 군기 훈련 승인권자도 영관급 지휘관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다만 해·공군은 인력구조 문제로 현행 지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번에 마련한 군기 훈련 개선책이 일선 부대 현장에서 잘 준수될 수 있도록 중대장·대대장 필수교육에 상시 반영할 방침이다.

한편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강원경찰청은 이날 규정에 없는 군기 훈련을 실시한 중대장과 부중대장을 업무상과실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군기 훈련을 실시하기 전 사유를 명확히 하고 소명 기회를 부여한 뒤 훈련 여부를 최종 판단해야 함에도 이러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

또한 이들은 훈련병들에게 군장의 공간을 책으로 채우게 하는 방법으로 비정상적인 완전군장을 하도록 한 뒤 총기를 휴대하고 선착순 뜀걸음, 팔굽혀펴기 등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