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필리핀 다음달 ‘지소미아’ 체결할 듯… 대중 군사 공조 강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부터)가 지난 4월 1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3자 정상회의를 갖기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필리핀이 다음달 하순 마닐라에서 양국 외무·국방장관이 참석하는 ‘2+2 회의’를 열고 중요 군사 정보를 공유하는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미국과 필리핀 정부가 이같은 방침을 확정하고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중이라며 양국의 회의는 안전보장 협력을 강화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에 대한 위험 행위를 계속하는 중국에 대항하는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다음달 마닐라에서 열리는 2+2 회의에는 미국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필리핀에서는 엔리케 마날로 외무장관과 길베르토 테오도로 국방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며 공동성명 발표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필리핀은 일본과도 다음달 초 안보 관련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일본과 필리핀의 외교·국방장관이 참석하는 2+2 협의가 다음 달 8일 마닐라에서 개최된다고 지난 25일 보도했다. 양국은 이 협의에서 일본 자위대와 필리핀군 사이의 연합훈련을 쉽게 하기 위한 ‘상호접근협정’(RAA·일본명 ‘원활화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RAA를 체결하면 공동 훈련 등을 위해 상대국에 일시적으로 군대를 보낼 때 입국 심사가 면제되고 무기와 탄약 반입 절차가 간소화된다. 일본 언론은 일본이 필리핀과 원활화협정을 체결하면 양국 관계가 사실상 ‘준동맹’으로 강화된다고 분석했다.

필리핀의 이같은 움직임은 남중국해에서 고조되는 중국과의 영유권 갈등에 대응한 안보협력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지난 17일에는 최대 영유권 분쟁 해역인 세컨드 토마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서 중국 해경이 필리핀 해군 선박을 공격했고, 이 과정에서 필리핀 군인들이 부상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 견제를 위한 전선에 필리핀을 적극 끌어들이는 의미가 있다. 미국, 일본, 필리핀은 지난 4월 백월관에서 첫 3자 정상회의를 열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군사 공조에 합의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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