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5년 넘게 HBM 개발…"경쟁사 인력 영입 사실무근"
HBM 시장 개척 확신하며 장기 개발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도하기까지 15년 이상의 장기 연구개발 노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쟁사에 있던 HBM 개발팀이 회사로 넘어와 합류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SK하이닉스는 27일 자사 뉴스룸에 HBM 설계 담당으로 HBM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SK그룹 최고 영예인 '2024 수펙스(SUPEX)추구 대상'을 받은 박명재 SK하이닉스 부사장 인터뷰를 게재하며 이같은 내용을 담았다. 회사 측은 "HBM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건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기술 업계 판도를 흔들기 시작한 2~3년 전부터"라며 "그러다 보니 SK하이닉스 HBM을 두고 '벼락 성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며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12월 HBM을 처음 선보이기 전인 2009년부터 관련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고성능 메모리 수요를 위해선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이 중요하다고 봤고, 4년여 개발 끝에 2013년에 1세대 HBM을 내놓게 됐다. 다만 HBM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전인 만큼 이후 세대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개발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박 부사장은 "2010년대 중후반 HBM설계 조직은 공공연한 오지로 불렸다"며 "회사가 HBM2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무엇보다 시장 성장이 예상보다 더뎠던 탓"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업계에서는 비관론이 쏟아졌다"며 "하지만 우리는 최고의 제품만 개발하면 이를 활용할 서비스는 자연스레 생길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전망이 "HBM2E를 포함한 후속 제품의 개발을 밀고 나가는 원동력이 됐다"는 설명도 했다.
SK하이닉스는 HBM 3세대 제품인 HBM2E부터 외부 기대치보다 높은 수준을 목표로 잡고 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유관 조직과의 협업으로 난제를 풀어가면서 MR-MUF(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해 굳히는 공정), HKMG(유전율(K)이 높은 물질을 D램 트랜지스터 내부 절연막에 사용해 처리 속도를 높이고 소모 전력을 줄이는 차세대 공정) 등 주요 요소 기술을 마련했다. 각종 설계 및 테스트 기술도 확보했다.
그 결과 SK하이닉스는 HBM 4세대 제품인 HBM3가 나오던 2020년대 초반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박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당시 기술력은 물론, 고객 관계 및 품질 측면에서도 계속해서 혁신을 시도했다"며 "마침내 압도적인 성능과 특성을 앞세운 HBM3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고, HBM 1위 지위를 확실히 인정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로도 "올해 3월 HBM3E(HBM 5세대) 양산에 이어 고객에 가장 먼저 제품을 공급했다"며 경쟁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경쟁사 HBM 개발 인력이 SK하이닉스로 넘어가면서 회사의 HBM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박 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경쟁사의 HBM팀이 당사로 넘어와 기술을 개발했다는 사실무근의 루머가 있다"며 "온전히 우리 힘으로 기술 개발을 해낸 당사 구성원으로는 자존심에 상처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쟁사에서 우리 HBM 설계 조직에 들어온 인력은 1명도 없다"며 "앞으로도 우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HBM이 커스텀(Custom) 제품으로 다양해짐에 따라 앞으로 고객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와의 협업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에서도 시장 리더십을 지킬 수 있도록 트렌드에 발맞추며 흔들림 없이 달려 나가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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