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도로 포장하고 눈 치우고…피자업체 왜 '헛돈' 쓰나[궁금증연구소]

이경호 2024. 6. 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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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윌크스배리는 인구 4만명이 조금 넘는 소도시다.

시 예산만으로는 부족한 이곳에 피자업체가 도로 구멍을 막으라며 돈을 줬다.

도미노피자는 2018년 이곳의 도로 포장을 지원했다.

같은 해 아이오와주 디모인도 도미노피자의 도움을 받아 40곳 도로에 200개가 넘는 구멍을 보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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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피자, 2018년부터 도로보수 지원
50개주에 보수지원금 주고 구멍 메워
따뜻한 피자 안전하게 배달+사회공헌
2023년에는 제설비 지원 20곳에 50만달러
성공적 마케팅에 실적도 고공행진
도미노피자의 지원을 받아 도로를 보수중인 현장 모습 [사진제공=도미노피자]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윌크스배리는 인구 4만명이 조금 넘는 소도시다. 석탄산업이 쇠퇴해 도시의 활력이 예전만 못하지만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고 스키리조트가 인근에 있어 관광객으로 지역경제가 돌아간다. 이 도시는 종종 교통대란이 벌어진다. 도로 곳곳에 난 구멍을 메우는 작업 때문에 발생한 교통체증이다. 주민들은 크고 작은 도로 위 구멍 때문에 불만이 많았다. 차가 망가지고 사고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시 예산만으로는 부족한 이곳에 피자업체가 도로 구멍을 막으라며 돈을 줬다. 미국 최대 피자체인 ‘도미노’(이하 도미노피자)다. 도미노피자는 2018년 이곳의 도로 포장을 지원했다. 지원된 돈으로 4명의 인부를 써 아스팔트콘크리트 등 재료 3t를 투입해 300㎡(90평)를 메웠다. 같은 해 아이오와주 디모인도 도미노피자의 도움을 받아 40곳 도로에 200개가 넘는 구멍을 보수했다. 하와이를 제외하고 미국 50개주가 도미노로부터 최소 5000 달러 이상의 도로보수를 지원받았다.

도로를 보수한 후 도로 위에 적힌 도미노 캠페인 문구들 [사진출처=도미노피자]

피자체인이 왜 도로보수에 신경을 쓰는가. 캠페인 명칭은 "피자를 위한 보수"(Paving For Pizza)다. 고객을 위해 빠르고 안전하게 피자를 배달하려면 도로사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각 지역에 지원금을 주는 대신 조건이 있다. 보수된 도로에 도미노피자를 광고하는 것이다. 구멍이 메워진 도로 위 왼쪽에는 캠페인 명칭을, 오른쪽에는 "맞아요. 우리가 했습니다"(OH YES WE DID)가 적혀 있다. 이 캠페인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피자 테이크아웃·배달서비스를 더욱 쉽게 만든다는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평가받는다.

도미노피자는 피자를 위한 보수라는 캠페인의 홈페이지에서 도로사정에 따라 배달 박스 안의 피자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은 최악의 재앙상황에서 피자가 망가진 모습 [사진제공=도미노피자]

도미노피자는 한발더 나아가 이번엔 ‘피자를 위한 제설’(눈치우기)의 ‘Plowing For Pizza’ 캠페인을 2023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수요가 폭증하자 고안됐다. 20곳 도시에 각각 2만5000달러씩 총 50만 달러를 지원한다. 보조금 외에도 선정된 지역에는 모자, 스카프 등 겨울용으로 특별히 제작된 도미노 브랜드 장비와 200달러 상당의 피자 기프트 카드를 제공한다. 공익적 캠페인의 또 다른 사례는 ‘팁’이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팁에 불만이 커지자 도미노피자는 당신이 팁을 주면 우리가 팁을 준다(You Tip, We Tip)을 펼쳤다. 3달러의 팁을 주면 3달러의 포인트를 주는 것이다.

도로보수에 이어 도로의 제설을 지원하고 있는 도미노피자의 캠페인 모습 [사진제공=도미노피자]

이런 마케팅에 힘입어 도미노피자는 실적과 평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매출은 44억8천만달러로 전년대비 1.3%감소했지만 순이익은 전년대비 15%증가한 5억2천여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익률은 12%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가 발표한 2024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신속대응부문)으로 2년 연속 선정됐다. 지난 1분기 매출은 10억85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88% 증가했다. 분기 주당순이익(EPS)는 3.58달러로 시장전망치(3.39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1960년에 설립된 도미노피자는 90개 이상의 시장에 2만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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