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과 재배면적 '축구장 700개'만큼 사라졌다
올해 사과·배 재배면적이 각각 전년 대비 1.5%·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이같은 내용의 ‘2024년 맥류·봄감자·사과·배 재배면적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사과 재배면적은 3만3298ha로, 전년 대비 491ha(-1.5%) 감소했다. 줄어든 면적은 축구장(0.7ha)의 약 700개 크기다. 전국적으로 경북이 1만9208ha로 가장 많고, 뒤이어 충북(3743ha), 경남(3711ha), 전북(2248ha) 순으로 나타났다.
배 재배면적은 전년 대비 213ha(-2.2%) 줄어든 9394ha로 나타났다. 배의 경우 전남(2868ha)에서 가장 많이 재배된다. 사과와 배 면적 모두 2022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이는 기후 변화, 농촌 고령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지영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장은 “고령화에 따른 자연 폐원된 면적이 있고, 경북 예천에선 지난해 폭우에 따른 산사태로 면적이 줄어들기도 했다”며 “이외에도 인건비 상승 등 다양한 이유로 면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재배면적이 감소했다는 이유만으로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사과 대란’이 재발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사과·배 생산량이 급감했던 것은 이상기온에 따른 작황 부족 영향이 더 컸기 때문이다.
과일 최종 가격은 단순 재배면적이 아닌 단위 생산량에 영향을 받는데, 올해는 생산량이 전체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추석에 주로 유통되는 사과 품종 ‘홍로’는 개화량이 많고 착과 상태가 양호해 평년 수준 이상의 작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사과 재배 약 62%를 차지하는 품종 ‘후지’ 역시 전국적으로 평년 수준 작황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도 과수화상병 등 병해가 발생했지만, 피해 면적이 크지 않아 전체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할 전망이다. 과수화상병 발생 면적은 지난 26일 기준 60.8ha로, 전체 사과·배 재배면적의 0.1% 수준에 불과하다. 배에 발생하는 흑성병도 전체 0.4%인 40ha 정도로 집계됐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이상기후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는 강원 지역에 사과 재배지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정선·양구·홍천·영월·평창 등 강원 5대 산지에 사과 재배면적 2000ha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강원에 거점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도 건립한다.
한편 올해 봄 감자 재배면적은 전년 대비 822ha(5.6%) 증가한 1만5521ha로 나타났다. 파종기 평년 대비 가격 호조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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