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후배 성추행? 연인 사이였다" 반박했는데…빙상연맹은 스포츠윤리센터 '신고'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대한빙상경기연맹이 해외 전지훈련 기간 미성년자 이성 후배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피겨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이해인(19・고려대)을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다.
연맹은 26일 스포츠윤리센터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고, 스포츠윤리센터는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신고인을 비롯해 주변인 및 참고인, 피신고인(가해자) 조사를 거칠 계획이다. 조사 과정에서 중대한 행위가 발견되거나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할 경우 경찰 수사를 의뢰할 수도 있다.
앞서 이해인은 지난 달 15~28일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피겨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숙소에서 음주한 사실이 발각되면서 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됐다. 연맹은 조사 과정에서 음주 외에도 부적절한 행위가 벌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해인은 미성년자인 이성 후배 A를 숙소로 불러 불쾌감을 주는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은 지난 20일 이해인에게 A를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해인은 27일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고 반박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정말 죄송합니다.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팬분들께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국가대표로서 후배 선수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다른 선수들 몫까지 성실하게 훈련에만 매진했어야 했는데, 짧은 생각에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라고 사과의 글을 올렸다.
이어 이해인은 "제가 술을 마신 것은 지금 생각해봐도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었고, 계속해서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때 이후로 제가 왜 그런 잘못을 저질렀는지 매일 같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사에는 제가 미성년자를 성추행했다거나 성적가해를 했다고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작년 제가 고등학생일 때 사귀었던 남자친구였고, 부모님의 반대로 헤어졌다가 이번 전지훈련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던 아이였습니다. 서로를 좋아했던 감정이 남아 있었기 때문인지 그곳에서 다시 사귀게 되었는데, 부모님께 알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 사실을 비밀로 하기로 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해인은 "이번 빙상연맹에서 조사를 받을 때에도 사실 그 친구와 사귀는 사이였다는 말을 할 수 없었는데, 이렇게 제가 미성년자를 성추행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연인 사이에 할 수 있는 장난이나 애정표현이라 생각했었는데, 아무리 우리가 사귀는 사이라는 것을 밝히지 못했다고 해도 이런 오해까지 받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끝으로 "어렸을 때부터 과분한 기대와 사랑을 받았는데 이렇게 부족한 모습을 보여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대한체육회에서 어떤 징계가 내려지든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는 절대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해인은 지난해 3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피겨의 간판급 선수다. 오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도 김연아 이후 올림픽 메달을 수확할 기대주로 꼽혔는데, 이번 사건으로 선수 생명에 큰 위기를 맞게 됐다. 피겨 선수로서는 물론 개인의 명예도 크게 훼손됐고, 한국 피겨 역시 위기를 맞게 됐다.
한편 이해인과 별개로 함께 전지훈련에 참석했던 또 다른 피겨 여자 싱글 전 국가대표 B는 전지훈련 기간 이해인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불법 촬영을 한 뒤 해당 사진을 A에게 보여준 혐의로 연맹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연맹은 B 역시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고, 이해인과 B는 모두 상위기구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했다. 이해인이 연인 관계라고 주장한 데 대해 A 측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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