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적자’에도 獨CDMO사 품은 이유는…“퍼펙트 핏”(종합)

김성아 2024. 6. 2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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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0억에 IDT 바이오로지카 지분 60% 취득
양 사 모두 적자지만…“CAPEX 탓, 캐치업 가능”
SKBS 3.0 진일보 모멘텀 “상호보완적 관계”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독일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 인수 배경과 향후 기대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와 IDT 바이오로지카는 그야말로 ‘퍼펙트 핏(Perfect Fit)’입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27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독일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인수 이유를 한 마디로 간추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오전 공시를 통해 독일 클로케(Klocke) 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CDMO 전문 회사 ‘IDT 바이오로지카(IDT Biologika)’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 체결 소식을 알렸다.이번 계약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바이오로지카의 지분 60%를 취득하며 대주주로 오를 예정이다.

IDT 바이오로지카의 인수가액은 약 3390억원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에 설립된 100% 자회사를 통해 클로케 그룹이 보유한 IDT 바이오로지카 구주 일부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7500만 유로(한화 약 1120억원)의 신주를 취득한다. 다만 클로케 그룹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1.9%를 신규 확보하면서 결과적으로 이번 인수에 투입되는 현금은 2630억원가량이다

인수 기업도 피인수 기업도 모두 ‘적자’…안재용 “빠른 회복 자신”

이번 인수에 투입된 2630억원의 금액은 1분기 기준 약 1조2533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던 SK바이오사이언스에게 재무적으로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 모두 ‘적자’ 상태인 것은 눈여겨 봐야 할 지점이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적자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계속된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피인수기업인 IDT 바이오로지카 역시 지난해 14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마찬가지로 백신 CDMO 특수가 종료된 2022년을 기점으로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안 사장은 적자 기조 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IDT 바이오로지카 모두 자본적지출(CAPEX) 투자로 인한 적자라는 것.

그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지금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를 줄인다면 당장 내년이라도 흑자전환은 가능하다”며 “IDT 바이오로지카 역시 팬데믹 이후 1800억원 수준의 대규모 CAPEX 투자로 최첨단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인력 역시 2020년에 비해 300명 이상 늘렸기 때문에 이익 대비 비용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DT 바이오로지카는 클로케 그룹 차원에서 판관비 효율화 작업을 이미 진행 중이고 매출 역시 기존 빅파마 CDMO 계약을 통해서 안정적으로 창출되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캐치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IDT 바이오로지카 인수로 인해 매출을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영업이익을 매출 대비 20%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안재용 “IDT 인수, 중장기 5대 성장전략 모두 부합”

안 사장은 이번 인수가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발표한 ‘SKBS 3.0’ 성장전략의 가속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SKBS 3.0은 팬데믹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제시한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백신 포트폴리오의 확장 ▲제조 연구개발(R&D) 및 인프라 강화 ▲‘스카이쉴드(SKYShield)’ 실행 ▲넥스트 팬데믹 대비 ▲뉴 바이오(New Bio) 사업 확장이다.

가장 큰 전진이 기대되는 전략은 ‘제조 R&D 및 인프라 강화’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독일과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뿐 아니라 10개 이상의 핵심 의약품 규제기관으로부터 인정받은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100년 이상의 역사로 세계 2위 의약품 시장인 유럽에서 탄탄한 사업기반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1800여명의 숙련된 인력도 가지고 있다.

안 사장은 “이번 IDT 인수는 단순히 새로운 생산 기지를 확보한 것에 그치지 않고 경쟁력 있는 바이오 전문 인력과 안정적인 고객풀을 확보한 것과 다름없다”며 “또 cGMP 시설 확보를 위한 5년 이상의 시간과 리스크를 감소하고 투자 부담을 줄여 인프라 확대의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점은 3번째 전략인 ‘스카이쉴드’와도 맞닿아 있다. 스카이쉴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전략으로 전 세계 곳곳에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허브 구축을 골자로 한다. 안 사장은 “IDT 바이오로지카 인수를 통해 유럽은 물론 미국에도 R&D 및 생산 거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IDT 바이오로지카가 새로운 사업 확장의 ‘앵커(Anchor, 닻)’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IDT 바이오로지카는 현재 FDA와 EMA 허가를 받은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와 기술적 영역을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며 “IDT 바이오로지카를 통해 CGT 분야로의 확장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IDT 바이오로지카가 독일 정부와 함께 넥스트 팬데믹 대비를 위해 계약한 8000만 도즈 규모의 백신 생산 계획 등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전략과 흐름을 같이하고 있다.

안 사장은 “IDT 바이오로지카와는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핏(fit)’하다”며 “이번 인수는 SK바이오사이언스 3.0 전략이 한 발 짝 나아가는데 중요한 모멘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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