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24 최대 이변…'즐겜 모드' 강조한 레전드 감독도 상상 못했다 "우리가 16강?"

윌리 사뇰 조지아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유로에 처음 나선 조지아가 거함 포르투갈을 꺾고 토너먼트 진출권을 획득했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인데, 감독도 마찬가지다.

27일(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에 위치한 아레나 아우프샬케(펠틴스 아레나)에서 유로 2024 F조 3차전을 가진 조지아가 포르투갈을 2-0으로 격파했다.

아직 이변이 많지 않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의외인 결과였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74위로 대회 참가국 중 순위가 가장 낮은 조지아가 6위 포르투갈을 격침했다. 전반 2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12분 조별리그 연속골을 기록 중인 조르지 미카우타제가 페널티킥 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대형 사고를 친 조지아는 그에 걸맞은 영광도 얻었다. 1무 1패 후 승점 3점을 추가해 조 3위에 올랐고, 6개조 3위 국가 중 2위를 차지해 16강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는 조지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밟은 본선 무대였다. 선수 시절 바이에른뮌헨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프랑스 국가대표로 월드컵 결승 무대도 밟아 본 윌리 사뇰 조지아 감독은 이미 역사를 쓴 선수들에게 대회를 충분히 즐기라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그 이상을 이뤄냈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조지아). 게티이미지코리아

UEFA에 따르면 사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처럼 작은 팀은 잃을 게 없다. 우리는 대회를 앞두고 '후회를 남기지 말자', '우리의 축구를 하고 최대한 대회를 즐기자'고 이야기했다. 부담이 없었다. 단지 조지아 국민들이 대표팀을 자랑스러워할 정도면 됐다. 그런데 우리는 최고치를 해냈다"는 소감을 전했다.

조지아의 16강 상대는 FIFA 랭킹 8위 스페인이다. '죽음의 조'를 무실점 3연승으로 통과한 스페인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조지아는 이미 목표한 바를 초과 달성한 만큼, '보너스 무대'에서 시원하게 부딪쳐 볼 생각이다.

사뇰 감독은 "우리에겐 대회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꿈이었다. 16강에 오르는 걸 꿈꾸긴 했지만 우리 스스로도 가능하지 않을 거라 여겼다. 그래서 16강에서 누구와 맞붙게 될지 신경 쓰지 않았는데, 스페인으로 결정됐다. 스페인은 조별리그 최고의 팀이었다.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우리는 대회 내내 그랬던 것처럼 경기 시작부터 치열하게 싸울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