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표 비상 경영 배경엔…포스코그룹 전반에 짙어지는 위기감
지난해 포스코홀딩스 영업이익은 3조5310억원에 그쳐 2022년(4조8501억원) 대비 27.2% 감소했다. 매출도 같은 기간 84조7402억원에서 77조1272억원으로 줄었다. 이 여파로 주가도 연일 부진한 흐름이다.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지난해 7월 장중 최고 76만4000만원까지 오르며 개미 투자자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 4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포스코그룹 핵심 사업인 철강 부문 부진이 뼈아프다. 포스코그룹 철강 부문 이익은 2021년 8조4400억원에서 지난해 2조5570억원으로 2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도맡는 철강 사업이 절체절명 위기에 처했다는 의미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철강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중국발 철강 제품 공급 과잉까지 겹친 탓이다.
미국이 철강 관세 장벽을 높게 쌓으면서 중국산 밀어내기 물량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1~5월 중국산 철강 제품 수입 물량이 407만t에 달해 같은 기간 기준 2022년 270만t, 지난해 396만t 대비 급증했다. 전체 수입 중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2022년 43.3%에서 올해 59.6%까지 치솟았다.
포스코퓨처엠이 주도하는 2차전지 소재 산업도 불안한 모습이다.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되면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한데, 리튬·니켈 등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의 평균 수출 가격은 t당 2만7683달러(약 3834만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t당 5만3394달러(약 7395만원)를 기록한 이후 1년여 만에 50%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양극재 가격은 리튬·니켈 등 원료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데 원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리튬은 2022년 11월 t당 58만1000위안(약 1억1079만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말에는 8만위안대까지 하락했다. 국내 2차전지 기업의 주력인 NCM 배터리에 들어가는 수산화리튬 가격도 마찬가지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수산화리튬 1개월 선물 가격은 지난 6월 11일(현지 시간) 기준 13557.5달러로 약 한 달 전인 5월 13일(1만4350달러)보다 5.5%가량 낮아졌다.
광물 가격이 내려가면 판매가가 함께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상 양극재 기업은 3~6개월 전에 구매한 원자재를 사용한다. 결국 리튬 가격이 내려갈수록 비싸게 산 원자재로 만든 양극재를 싸게 팔아야 하는 셈이다. 이 여파로 포스코퓨처엠 실적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 양극재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가 하락과 함께 1분기 환입 효과도 축소돼 수익성이 부진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키움증권은 포스코퓨처엠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한 210억원, 매출은 8% 줄어든 1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그룹의 또 다른 축인 건설업도 불안한 모습이기는 매한가지다.
포스코이앤씨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1%나 감소했다. 주택 사업 원가율이 치솟은 데다 해외 수주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 해외건설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의 해외 수주액은 2020년 17억6555만달러(약 2조4452억원)에서 지난해 3억5342만달러(약 4894억원)로 급감했다. 올 들어서도 4월 말 기준 5546만달러(약 768억원)에 그친다.
철강, 2차전지 소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보니 올해 전망도 불안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2754억원으로 전년 대비 7%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미 1분기 영업이익이 58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줄어들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에도 중국 철강 제품 수출 증가세가 지속돼 글로벌 철강 업황 부진이 지속될 것이다. 비철강 부문 역시 2차전지, 건설 업황 둔화로 의미 있는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 실적 전망이 워낙 좋지 않다 보니 장인화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복 부서를 통폐합하는 것을 포함해 계열사 지원 부서 인력을 사업 부서로 전환 배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재계 관계자 귀띔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4호 (2024.06.19~2024.06.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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