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없인 못 살아"…아프리카 장악한 中 제품 세가지 뭐길래
국토면적 3037만 평방킬로미터, 54개국, 인구 약 14억 5200만 명. 아프리카 대륙은 글로벌 경제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통한다. 이 시장을 일찌감치 알아본 중국은 아프리카와 반세기 이전부터 교류를 위한 물밑작업을 해왔다. 중국과 아프리카의 상호교류는 1955년 반둥회의 이후부터다. 이후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연합체) 등으로 경제 교류가 활발해졌다. '2023 중국-아프리카 경제 무역 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14년 연속 아프리카 최대 무역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동아시아 국가가 접근하기에 아프리카 시장은 너무 멀다. 먼 것은 물리적 거리뿐만이 아니다. 종교, 언어, 문화와 정서, 풍토, 개발 수준에서 차이가 크다. 낮은 이해도는 곧 실패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오랜 기간 대규모 투자와 인적·물적 교류를 이어온 중국은 다를까? 아프리카 시장에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며 판로를 개척하고 있는 중국의 ‘아프리카 수출 성공작’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정치인도, 목사도… 케냐인의 54%가 틱톡 사용자
첫 번째는 틱톡이다. 아프리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서비스다. 그러나 케냐에서는 더 독보적이다. 틱톡은 수백만 명의 케냐 청소년이 즐겨찾는 소셜미디어(SNS) 앱이다. 일상 대부분을 틱톡과 함께 보낸다는 스물 한 살의 셀리 말와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틱톡은 모든 일이 일어나는 곳"이라며 "틱톡을 사용하지 않으면 최신 동향이나 사건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콘텐츠 트렌드를 빠르게 만들어 내는 편의성, 대규모 사용자, 영상 공유의 편리함 등을 틱톡 사용의 이유로 들었다.
케냐의 대형 통신사 사파리콤에 따르면 18세 이상 케냐인 중 약 1060만 명이 틱톡을 사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보고서를 통해 케냐인의 54%가 틱톡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전했다. 반 이상의 케냐인이 틱톡을 통해 뉴스와 즐길거리를 접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 셈이다.
사파리콤의 한 엔지니어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케냐에서는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40세 이상 중장년층, 정치인, 종교인도 틱톡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로비에서 목사로 활동하고 있는 빅터 칸야(42)는 최근 틱톡이 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며 설교할 때마다 수천 명의 시청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스포티파이? 아프리카에선 '붐플레이'가 대세
아프리카 사람들의 흥을 책임지는 음악 스트리밍은 스포티파이가 아닌 '붐플레이(Boomplay)'다. 붐플레이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트랜션(Transsion Holdings)이 자사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자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탑재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트랜션은 중국 인터넷 기업 넷이즈(NetEase, 网易)과 트랜스넷(Trassnet)이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2015년 나이지리아에서 붐플레이 서비스를 출시했고, 스포티파이와 애플 뮤직의 아프리카 진출이 답보 상태일 때 시장 장악에 성공했다.
붐플레이 서비스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통할 수 있었던 건 접근성에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트랜션은 지난해 4분기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의 아이폰,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에 비해 트랜션의 스마트폰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주효했다. 트랜션의 테크노팝7과 카몬20은 150달러 미만(약 20만 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보급형 스마트폰에서 자체적으로 재생 가능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외면 받을리 만무한 것.
붐플레이의 사용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9000만명 이상이다. 팝, 락, 아프로팝, 레게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 1억 2000만 곡을 들을 수 있으며 '광고 없이 듣기', '곡수 제한 없이 듣기', '오프라인 내려받기' 외에는 무료로 음악 재생이 가능하다.
아프리카의 디지털 TV 전환 이끈 중국 기업
스타타임즈(StarTimes·四达时代)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중국 디지털 TV 사업자다. 아프리카 30개국 이상에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사용자수는 2000만 명에 달한다.
1988년 중국서 태동한 스타타임즈는 2002년에 아프리카로 사업을 확장했다. 2002년만해도 아프리카에서 디지털TV는 소수의 사람들만 즐기는 사치였다. 2007년 스타타임즈는 르완다 고위관료와 '디지털 TV 보급'에 대한 협의를 통해 르완다에서 허가를 받은 최초의 디지털 TV 사업자가 됐다. 스타타임즈는 대규모 저가 전략으로 현지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기존 설치 비용 200달러, 월 구독료 50~100달러선에 형성된 기존 서비스 가격을 스타타임즈는 초기설치비용 10달러, 최소 TV 패키지(10개 이상 채널 제공) 월 구독료를 1달러로 낮췄다.
뿐만 아니라 스타타임즈는 완벽한 애프터 서비스(AS) 시스템을 아프리카에 선보였다. 아프리카 국가의 불안정한 전압과 전기 주파수로 인해 디코더, TV 셋톱박스가 쉽게 고장이 났으나 애프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없었던 것. 스타타임즈는 이용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며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스타타임즈는 오랜 기간 아프리카 각 국가의 인프라, TV 방송 및 수신의 디지털화를 포함해 디지털 지상파 텔레비전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결과적으로 아프리카 디지털 TV 시장을 장악했다. 스타타임즈가 아프리카 대륙에 제공한 것은 인프라만이 아니다. 중국 TV 프로그램 및 드라마 등이 아프리카 현지 언어로 방영된 덕에 서유기의 손오공, 옹정황제의 여인의 주인공인 견환은 아프리카에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장악력이 재화을 넘어 문화까지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상속세는 엄마가 다 내세요" 불효자식의 노림수 | 중앙일보
- 허웅 측 "전 여친, 두번의 임신·낙태 후 수억 요구…마약도 했다" | 중앙일보
- “당장 금고 따!” SK를 뚫었다…‘트로이 목마’는 30세 한동훈 | 중앙일보
- 애들 피멍 들게 때린 코치, 손흥민 친형이었다…손웅정 부자 피소 | 중앙일보
- "유명 골퍼, 내 남편과 침대 영상도…" 코치 아내 충격 폭로 | 중앙일보
- 여제자에 "사랑한다, 여신님"…교총회장 편지, 내부서도 시끌 | 중앙일보
- 용인 전철역 옆에도 폐가…2040년, 서울도 '빈집 쓰나미' 온다 | 중앙일보
- 한국사 일타강사 수입은?…전한길 "5년간 세금만 100억 이상" | 중앙일보
- 화성 '메이셀'의 과거도 수상...외국인 불법파견 위해 만든 업체? [화성 리튬공장 참사] | 중앙일
- '구더기 치킨' 논란에…업주 "매일 신선한 닭 튀긴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