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웰스파고, 두 번 인하 전망…월가, 근원물가 둔화엔 이견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이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하가 한 차례 이상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뉴욕 사무소는 2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간담회를 통해 "미 정책금리 인하 폭에 대한 연준과 투자은행간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주요 투자은행 전망치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즈, JP모건, 도이치뱅크는 한 차례, 25bp폭으로 내릴 것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면 골드만삭스, 노무라, 웰스파고, TD증권은 두 차례, 50bp를 내릴 것으로 봤고, 씨티와 모건 스탠리는 75bp 인하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씨티는 지난 달까지 올해 100bp 인하 전망을 고수해왔으나 보다 후퇴했고, 골드만삭스 역시 세 차례 인하 전망을 두 차례로 수정했다.
이러한 투자은행의 움직임은 연준이 지난 6월 FOMC와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SEP)에서 올해 금리인하를 연준 위원 7명이 지목한 한 차례로 제시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당초 미 연준은 지난 12월 경제전망(SEP)의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금리 인하폭을 75bp로 제시했지만, 대부분의 투자은행들은 상반기까지 75~200bp의 더 큰 폭의 금리인하를 기대해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연준과 투자은행은 올해 하반기 미국의 성장과 노동시장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물가가 완만하게 둔화할 것이라는데 의견 차이를 좁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정책금리 경로의 전망 차이가 줄어들면서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한층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근원 서비스물가와 고용지표 둔화 속도 등의 해석에 있어 투자은행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의 핵심인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투자은행간의 이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투자은행들은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물가, 이른바 슈퍼코어 물가 하락이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봤지만, 씨티와 모건스탠리 등은 올해 1분기 예상치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상 현상으로 주거비 등 물가상승률 하락이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노동시장은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면서 구인 비율은 줄어들어 지난 4월 4.8%로 2021년 1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균형에 이르렀으며, 베버리지 곡선상 평탄했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 실업률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지난 FOMC 점도표에서 올해 1회 인하를 예상한 위원 7명, 2회 인하 예상 위원 8명으로 박빙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투자은행들이 당시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과 근원 PCE에 대한 보수적인 전망을 감안해 연준 위원들의 대세적인 견해가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연준의 장기 중립금리 상향에 대해서는 정책결정에 큰 영향 요소로 보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왔다. 연준은 경제를 자극하지 않는 이론적인 금리인 중립금리를 연 2.75%로 상향 조정한 상태다. 이와 관련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기자회견 당시 해당 중립금리는 이론적이고 장기적인 개념으로 단기적은 통화정책 결정에 활용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자본지출을 늘리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보고, 연구 결과별 편차는 있지만 AI가 광범위하게 도입되면 노동생산성은 연간 약 1~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BNP파리바는 AI로 인해 노동생산성이 1%포인트 증가하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최대 1%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은 생산성 증가로 관련 투자 수요를 끌어올리고 중립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한은은 전망했다. 한은은 AI 투자가 초기단계이고, 발전 과정에서 탈세계화와 인구의 구조적 변화가 추세적인 성장은 물론 장기 실질금리를 제약할 가능성 등 지속적인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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