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어머니'에 '李교주'까지…'이재명 아버지' 발언 여진 언제 잦아드나
여전히 여의도 정가 곳곳 뒤흔들고
여권 '아버지' 인용하며 역공 펼쳐
李 연임 비판·상임위 공방서 등장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이란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킨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후폭풍은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재명 전 대표가 천준호 당대표비서실장을 통해 만류를 요청했다는 것이 무색하게도 '아버지 발언'은 한층 더 진화해 여의도 곳곳을 강타하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 내에서는 '이미 지나간 이슈'라며 불씨를 꺼버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야가 상임위원회에서 대치하는 과정에서 초강성 인사로 분류되는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 위원장을 조준한 '최민희 어머니'란 수식어까지 등장했다. 또 이 전 대표가 아버지를 넘어 '교주'라고 불리는 등 여권은 '아버지' 발언을 인용한 맹폭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국민의힘 당권주자 중 한명인 나경원 후보는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변호사 수임료에 보태기 위해 김혜경씨 책을 대량 구매하는 것과 관련 "이러다 (이 전 대표를 향해) 아버지가 아니라 교주님 소리까지 나오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마을'은 이 전 대표의 책을 사자는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는데, 통상 10%인 책 인세를 모아 이 전 대표의 재판 비용에 보태자는 것이다. 구매를 장려 대상 도서는 이 전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2018년에 쓴 '밥을 지어요'다. 25일 기준 집계로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6위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재명이네마을에는 '책 구입 인증합니다' '김혜경여사님 책도 올려드립시다' '김혜경님책 교보문고 요리부문 1위, 489계단 급상승 감동이다' '나도 책 구매했다' '도서구매인증, 밥을 지어요 10권 더 구매' 등 지지자들의 도서 구매 독려·인증 글이 쏟아졌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대북송금 의혹으로 추가 기소됐다. 앞서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비롯해 위증교사 혐의,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후원금 의혹 관련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는데, 검찰이 이 전 대표를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일주일에 3~4번 법정에 출석해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변호인단에 들어가는 비용뿐 아니라 8·18 전당대회에 당대표 연임을 위해 출마할 경우 당에 낼 기탁금 비용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나 후보는 "이 대표 변호사비 걱정만큼 쓸데없는 게 세상 천지에 없을 듯하다"고 했다. 그는 "'개딸'로 추정되는 이 대표 추종자들이, 이 대표 변호사비가 만만치 않아 걱정된다며 책이라도 사주자고 했다고 한다"며 "대한민국 제1야당이 이 대표 개인 로펌으로 전락해버렸다"고도 했다. 이어 "지난 총선 공천마저도 대장동 변호인들한테 수임료처럼 나눠준 이재명 대표 아니냐"라며 "당대표도 한 번 더 하겠다고 나오고, 그것도 당헌·당규까지 바꿔치기해서 임기 제한까지 없앴다"고 일갈했다.
전날에는 여야가 과방위에서 정면 충돌하는 과정에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던데 조금만 더 있으면 우리 최민희 (과방위)위원장이 어머니로 등장하실 것 같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과방위 소속 위원들은 김 의원이 MBC와 소송 중이라는 점을 문제 삼아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를 피감기관으로 두는 과방위에서 배척돼야 한다는 공격을 펼쳤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최 위원장의 편파적인 의사진행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준혁, 총선 과정서 李 '정조'에 빗대고
정청래는 '손흥민'에 비유했다가 논란
최고위원 후보들도 앞다퉈 '명심' 경쟁
이로써 올해에만 이재명 전 대표와 관련한 '정조'와 '손흥민' '아버지' 발언 논란, 여기에서 나온 파생 발언들까지 여의도를 뒤흔든 모습이 연출됐다.
김준혁 의원은 4·10 총선 과정에서 막말과 성적 농담, 여성 비하 발언을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후보 사퇴 요구에 직면했던 바 있다. 김 의원은 정작 이 전 대표를 향해서는 180도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논란을 낳았다. 지난 3월 29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은 논평에서 김 후보와 관련 "자신의 저서 '이재명에게 보내는 정조의 편지'에서는 이 대표와 정조를 비교하며 개혁이란 공통의 열망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고 '왜 이재명을 두려워 하는가'에서 '이재명은 기존의 혁명가들보다 더욱 무서운 존재'라고 칭송했다"고 소환했다.
또 "2021년 유튜브 영상에서는 '이재명 후보 생가 앞에 200년 넘은 큰 소나무가 있는데, 그 소나무 기운이 이재명한테 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총선 때 서울 도봉갑 후보였던 안귀령 전 민주당 대변인은 배우 차은우 씨보다 이재명 전 대표가 더 잘생겼다고 선택하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앞서서는 지난 2월 정청래 최고위원이 이 전 대표를 축구선수 손흥민에 비유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정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으로 깃발과 상징이 계승됐다"며 "축구로 치면 차범근~황선홍~박지성~손흥민으로 깃발 계승된 것"이라고 강변했다.
'정조' '차은우' '손흥민' 발언이 논란이 된 것에 이어 지난 1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선 강민구 최고위원이 부친의 소천 소식을 전하며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님"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재점화 시켰다. 강 최고위원과 이 전 대표는 알려진 프로필상 1964년생으로 동갑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 모두 이 전 대표의 연임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동시에 '이재명 시대'를 열겠다고 앞다퉈 천명하는 중이다. 이 전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결국 전당대회 흥행은 '최고위원' 경선이 좌우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따라 최고위원 경쟁은 민주당의 이재명 일극 체제와 맞물려 명심(이재명 전 대표의 의중)경쟁으로 치달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정치권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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