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 삼촌’ 송강호 “두렵지만 또 도전할 것” [IS인터뷰]

장주연 2024. 6. 27.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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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매주 수요일 오후 4시만 되면 두근두근했습니다.”

배우 송강호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으로 드라마 데뷔전을 마쳤다. 지난 19일 최종화를 공개한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삼식이 삼촌’ 종영 후 일간스포츠와 만난 송강호는 첫 드라마를 마무리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매주 노출이 되니까 새로운 느낌이었다. 좋기도 하고 벅차기도 하고 또 재밌기도 하고, 복합적인 느낌이었다”고 답했다. 

“사실 1990년대 말, ‘조용한 가족’ 찍은 직후 데뷔 초에는 드라마 제안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땐 전혀 생각이 없었죠. 그렇게 30여 년 영화를 쭉 하다 보니까 콘텐츠 소통 방식이 다양화됐고, 꼭 영화 작업만 고집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 됐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도전하게 됐죠.” 

왜 하필 ‘삼식이 삼촌’이었냐는 질문에는 신연식 감독을 언급했다. 이 작품의 연출가이자 ‘동주’, ‘거미집’ 등을 쓴 각본가다. “신 감독의 작품은 새로운 시선에서 출발해요. ‘동주’처럼 스쳐 지나가거나 눈여겨보지 못했던 틈새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포착하죠. ‘삼식이 삼촌’도 그랬고요.”

송강호는 “가상의 이야기지만, 1960년대 한국사회 격변기에서 지금 우리 모습을 반추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2024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삼식이 삼촌, 김산이 존재한다”며 “배우는 잊고 지낸 얼굴을 찾아주는 직업이고, ‘삼식이 삼촌’이 그럴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부연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하지만 작품이 공개된 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삼식이 삼촌’은 송강호의 출연작 중 유난히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식은땀이 난다”며 웃어 보인 송강호는 차분히 속내를 털어놨다.

“글로벌한 소재도 아니고 한국 시청자들도 경험하지 못한 시대라 장벽이 있지 않았나 해요. 예상했던 부분이고 그런 지점에서 아쉬움도 분명히 있죠. 하지만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OTT 드라마 홍수 속에서 진지하고 묵직하게 정주행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나름의 깊이감이 있죠.”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으로 영화와 다른 드라마 작업에 대한 재미도 느꼈다고 했다. 예컨대 영화는 한정된 시간 내 액기스만 보여줘야 한다면,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이야기, 캐릭터를 설명할 물리적 시간이 더 존재한다는 점이 그렇다. “인물을 쌓아간다는 느낌이 아주 좋았어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죠. 이번엔 글로벌하게 소통하고 싶은 욕심도 나고요.”
 
물론 플랫폼보다 선행해야 하는 건 있다. 독창성이다. 송강호는 “삶을 다른 시선으로 보고 싶다. 대중적으로 성공한 작품에는 공식이 있지만 새로운 시선은 없다”고 짚었다. 이어 “저도 낯설고 두렵지만 새로운 시선을 찾았을 때 배우로서 의욕이 더 생긴다. 결과까지 좋으면 금상첨화겠지만 뜻대로 안 되는 게 인생사 아니겠냐”며 앞으로도 이 기조를 이어갈 거라 다짐했다. 
 
삼식이 삼촌처럼 배우로서 원대한 꿈이 있느냐는 마지막 질문에는 “없다”며 미소 지었다. “제게 배우란 일은 긴 인생을 함께하는 동반자 같은 거죠. 물론 중요한 지점에서 기쁨과 감사의 순간이 오지만 그게 목적이 될 순 없어요. 그냥 늘 한 걸음씩 나아갈 뿐입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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